▲ Entree dans la toile, 2019 212x245cm, Smoke on burnt and cut canvas.

창작자는 작품을 제작하면서 각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재료를 선별하고 표현방식을 선택한다. 이제껏 누구도 쓰지 않았던 재료이거나 독특하고 새로운 표현기법이라면 그 자체가 독창성으로 평가될 수 있다. 재료가 같거나 표현기법이 비슷해 보이는 경우에도 작품의 주제나 내용에 따라 해석방법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우리에게 좀 생소한 외국작가 장 보고시안(Jean Boghossian, 1949~)은 원래 작가들의 후원자였다. 30대 후반에 뒤늦게 미술대학에 들어가 미술공부를 시작하면서 추상미술에 접근했다. 그의 작품은 블로우 토치나 화염장치를 이용해 캔버스를 그을리거나 구멍을 뚫거나 캔버스에 칠한 안료에 불꽃을 반응시켜 독특한 색채나 질감을 만들어낸다. 제목은 무제가 많다.

그의 작업은 동아시아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는데, 불꽃과 연기의 회화작품과 메이킹 영상, 특히 서예나 서각 스타일, 한글 등 다양하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보고시안의 작업에서 ‘불’이라는 것은 전쟁의 폭력과 파괴와는 반대 의미로의 표현방법이다. ‘불’이 평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마음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 같은 말도 사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의 사용이 그러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보고시안은 예술을 통해 세상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 그의 조부는 20세기 초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의 학살을 피해 시리아에 정착했고, 보고시안은 거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레바논에서 보내고 내전이 발발하면서 그의 가족은 다시 벨기에로 망명했다.

전시와 문화행사가 많지 않은 1월이다. 오는 5월31일까지 경주 보문단지내 힐튼호텔 옆 우양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장 보고시안의 작품전이 따뜻한 겨울을 선사한다. 작가와 작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도슨트 투어도 운영하고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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