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울산지역 전통시장들

모처럼 손님 발길 이어지지만

경기침체로 소비 위축되면서

체감경기는 갈수록 악화돼

▲ 22일 장이 열린 울산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에서 시민들이 생선 등 제수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올해는 울산경기가 조금 나아지겠죠.”

설을 앞두고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시장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2일 남구 신정시장은 설을 맞아 제수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들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손수레 한가득 제수용품을 실은 주부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대목을 맞아 쏟아지는 손님들의 주문에 시장상인들의 손놀림도 덩달아 바빠졌지만, 상인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신정시장 떡집주인은 “오늘같이 명절 대목이면 사람들이 반짝 몰리지만 사람들 씀씀이가 갈수록 줄면서 평소 매출은 시원찮다”며 “지난해부터 매출이 부쩍 줄면서 겨우 월세를 내고 식구들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다”고 푸념했다.

과일가게 사장은 “신정시장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지만 요새 만큼 경기가 안 좋았던 적이 없는 것 같다”며 “다들 울산경기가 어렵다 힘들다고 하는데 올해는 경기가 좀 풀리고 우리 시장상인들도 웃을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울산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와 0%대를 기록했지만, 설을 앞두고 배추와 무 등 채소류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시민들의 체감물가는 높아졌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 정은주(46·남구 신정동)씨는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싸다고 해서 장을 보러 나왔는데 이것저것 장을 보니 예상보다 지출이 많아졌다”며 “요새는 명절에 모이는 가족들도 줄어들고, 예년보다는 장을 간소하게 봐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구 월봉시장도 설 대목을 맞아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상인들은 예년만 못한 경기에 손사래를 쳤다.

월봉시장상인회 관계자는 “동구지역 경기가 몇년째 계속 힘들다. 빠져나가는 사람들은 많은데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없다보니 상권 자체가 많이 죽어버렸다”며 “올해는 현대중공업의 수주실적도 개선되고 일거리가 많이 생겨서 예전처럼 시장에 활기가 넘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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