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있지만 이웃돕기 성금은 여전히 잘 걷히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기업경기 위축이다. 기업 활동이 왕성해져야 불우이웃에 대한 통큰 기부가 이뤄질텐데 울산은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갈수록 사회가 개인주의화되고 있다보니 성금은 예전만큼 걷히지 않고 있다. 이웃돕기 성금은 사회를 물질적·정신적으로 지탱하는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나눔문화가 오히려 더 확산돼야 할 것이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월17일 기준 모금액은 총 48억원으로, 목표액인 70억4300만원의 68.2%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인 57억8000만원보다 9억8000만원이나 부족한 것이다. 울산은 16년 연속 모금 목표를 달성했으나 올해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 경기가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기업기부가 전체 모금액의 70% 이상인 도시다. 울산은 거대한 국가산업단지가 자리잡고 있고, 세계적인 기업들과 그 연관 기업들이 즐비해 어지간해서는 경기가 위축되지 않았던 도시였다. 그러나 최근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하청업체들까지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울산의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차츰 줄어들고 있다. 다행히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늘어 이웃돕기에 한몫했지만, 전체적으로 개인기부자 수는 3000명이나 줄었고, 기부금도 1억원 이상 줄었다. 전국적으로 비교해도 울산은 성적이 좋지 않다. 현재까지 나눔목표액 대비 80% 이하를 기록한 지역은 서울·부산·울산·강원·충남·경남인데, 이 중 부산·울산·강원 등 3개 도시는 60%대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CMS 등으로 소액기부를 해주던 기부자들도 최근엔 해지하는 사람이 신규 신청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사회와 경제가 어려울수록 나눔문화가 확산돼야 하는데 갈수록 온정의 손길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울산시민 개개인들의 정성이 모아지면 엄청난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이웃돕기’를 한다는 것은 물질적, 정신적 측면에서도 모두 중요한 것이다. 물질은 정신을 고양시키고 정신은 다시 물질을 풍성하게 만드는 동전의 양면인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