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회사원과 여고생 2명의 집단자살사건은 충격적이다. 이들 3명은 서로 아무 연고도 없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 사이로 동시에 고층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자살했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이들은 인터넷을 능숙하게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을뿐 가정환경이나 대인관계,학교생활 등이 원만 했다고 한다. 인터넷 자살사이트의 해독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매개로 한 사건은 그동안 몇차례 있었다. 강릉에서 발생한 20대 청년 2명의 동반자살에 이어 타인의 자살을 도와주는 촉탁살인, 자살사이트에 몰입했던 초,중등 학생의 자살사건 등이 일어나 충격을 던졌다. 그때 마다 인터넷 자살사이트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대책을 촉구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채 다시 끔찍한 사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인터넷이 급속하게 보급되는 정보화 시대의 급류에 휩쓸려 살아가고 있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인터넷 사용인구가 2천5백만명에 이르는 세계적인 정보 강국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정보 환경에서 인터넷문화의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면서 각종 부작용과 폐해도 낳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자살사이트의 문제도 그와 같은 인터넷문화의 역기능 가운데 하나로 봐야할 것이다. 이와 같은 역기능을 차단하고 인터넷세대라고 할 만한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 자라나는 젊은세대를 이대로 위험에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청소년 자살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와 같은 현상이 모두 자살사이트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정보화시대의 합리적인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청소년들의 반사회적 행동이 기성세대로 부터 배운 것을 인터넷이란 거울을 통해 반영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고방식,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둔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기성세대의 문제를 고치지 않고 청소년과 인터넷을 비난하는 것은 사리에 맞치 않다. 청소년의 호기심을 악용하는 어른들의 악덕 사업자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청소년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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