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영면

어제 서울 영결식 마치고

둔기리 선영에서 장례식

롯데, 신격호 재단 설립 후

300억 투자 아트센터 건립

롯데별장 친수공간화 협조

▲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노제가 22일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롯데별장에서 열렸다. 노제를 마친 뒤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영정 뒤를 따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고향인 둔기마을이 수몰된 대암호가 내려다보이는 울산 울주군 삼동면 선영에서 영면에 들었다. 롯데그룹은 고인의 각별했던 고향 사랑을 이어 시민이 참여하는 고인의 이름을 딴 ‘신격호 재단’ 설립을 통한 아트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울산과의 인연을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 19일 향년 99세의 일기로 별세한 고 신 명예회장의 장례식이 22일 삼동면 둔기리 선영에서 진행됐다.

고인의 장례 행렬은 빈소인 서울 아산병원을 출발해 롯데월드몰에서 영결식을 엄수한 뒤 이날 오후 1시40분께 생전 즐겨찾은 삼동면 둔기리 롯데별장에 도착했다. 이 별장은 지난 1970년 고 신 명예회장의 고향인 둔기마을이 울산공단의 용수 공급을 위해 대암댐 건설과 함께 수몰되자 지은 것이다. 고인은 평소 별장을 즐겨 찾았고, 43년 동안 수몰지구 이주민들을 위한 잔치를 이곳에서 열기도 했다. 고 신 명예회장의 유해는 20여 분 동안 별장에 머물렀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장남 신정열씨가 고인의 영정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가 위패를 들었고, 유족들이 뒤를 이어 별장 내 분향소로 향했다.

분향소에서 진행된 노제는 통도사 주지 스님인 현문 스님이 진행했다. 한쪽에는 고인이 1978년 수훈한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놓였다.

노제 후 정갑윤·강길부·이채익 국회의원과 신장열 전 울주군수 등이 조문했고, 미처 조문하지 못한 시민 등도 뒤이어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별장을 나선 운구 행렬은 대암호를 따라 이어진 도로를 타고 장지로 향했다. 하관식은 가족과 일부 그룹사 관계자 등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편 롯데그룹은 유지를 받들어 고 신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산과의 인연을 지속하기로 했다. 롯데는 지역 곳곳에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조성·제공해 시민들의 편의를 돕기로 했다.

우선 롯데는 300억원을 투자해 남구 태화강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정밀화학 부지(옛 삼산매립지)를 이용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아트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신격호 재단’을 설립한 뒤 롯데정밀화학 부지를 일부 매입해 지역 명소가 될 수 있는 아트센터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고 신 명예회장이 즐겨찾았던 삼동면 둔기리 롯데별장도 친수공간화하는데 적극 협조키로 했다. 롯데는 별장 부지를 시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해 휴식, 관광,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을 조성해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지를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 등 관계 부처,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 등과 적극 협의할 방침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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