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완화엔 "북한이 국제사회 수긍할 역할하면 자연히 논의될 수 있어"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워싱턴=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미 워싱턴DC에서 연 지구종말 시계 공개 행사에 참석, 취재진과 문답하고 있다. 2020.1.23

[경상일보 = 연합뉴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북한이 협상의 기회를 잘 포착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북한이 국제사회가 수긍할 만한 조치에 나설 경우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워싱턴DC에서 연 지구종말 시계 공개 행사에 참석, 북미 정상이 세 차례 만난 상황을 거론하며 "북한이 이런 기회를 잘 좀 포착해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전 세계 어떤 나라도 남북한 간에 화해를 도모하는 데 반대하거나 정치적으로 어려워하는 나라가 없지 않느냐"면서 "여러 가지 분위기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절대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 생각엔 시간이 가면서 기회가 올 것이라 이걸 잘 포착하고 특히 북한이 기회를 잘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국제사회를 보는 눈을 좀 넓혀서 바깥으로 나와서 북한도 어떻게 하면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회원국이 되느냐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해서는 "일방적으로 북한이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미국이 혼자 (제재)한 것이 아니고 안보리 전체, 국제사회가 제재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어느 정도 국제사회가 수긍할 만한 역할을 할 경우 자연히 논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개별 관광 추진 등과 관련해서는 "그 문제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데 대해 언급을 안하는 게 낫다"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미 공조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근저는 튼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부가 바뀔 때마다 약간씩 스타일이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행사 발언을 통해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등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전세계 최대 경제대국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여러 면에서 책임 있는 나라가 빠지면 국제사회 틀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협상을 10년간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당연히 제가 어떤 사람보다 실망이 클 수 있다. 제가 현직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니까 좀더 자연스러운 입장에서 비판적 입장을 얘기한 것"이라며 "비판이 아니라 우정어린 충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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