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서 ‘완벽통제’ 어려워…“중국 환자발생 지역 주시, 의료기관 대응 강화해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급증하는 가운데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설 명절을 앞두고 검역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우한 폐렴’ 두번째 환자가 중국 우한시에서 상하이를 경유해 입국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보건당국 대응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24일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환자 발생지역이 확대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상하이를 경유한 확진환자가 나옴에 따라 감염확산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860여명에 이르는 환자가 나왔다. 우한시 환자가 약 50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광둥성 환자도 50명을 돌파했고, 저장성 환자도 40명이 넘는다. 충칭시와 베이징, 상하이 환자도 각각 20명 이상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국에서 유행지역이 확대되면 국내 역시 환자 발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도시에서 우한시와 같은 집단 발병 징후가 있다면 더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에서 환자 확산이 우한시를 벗어나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유행지역이 늘어난다면 검역만으로 의심환자를 걸러내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부터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얼마나 선별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국내 지역사회에서 환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환자 증상에 따른 담당 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집단발병에 대비해 대기 병상을 확보하는 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시 이외 지역에서 환자가 확산함에 따라 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중국 입국자 전체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다. 우한 공항이 폐쇄된 상황에서 우한 거주자나 방문자가 중국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국내로 입국할 가능성이 있고,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다른 도시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역 필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하루에 국내로 입국하는 중국 입국자가 3만2천명에 달해 전체 입국자를 개별 감시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우한 직항편의 경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대일로 발열 확인을 했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우한시 공항 폐쇄와 중국 내 환자가 확대되는 상황을 반영해 환자 사례 정의를 좀 더 촘촘하게 강화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우한시나 중국을 다녀온 뒤 증상이 있다면 신고를 하는 등 국민들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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