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의 가치 배워
동물사랑교육 교재 내달부터 보급

▲ 성소영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89개 학교 225학급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해 ‘찾아가는 동물사랑교육’을 시행했다. 이 교육활동에 대한 109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수업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7.7%라는 매우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에 울산시교육청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생명존중 초등 동물사랑교육’ 교재를 e-book 형태로 제작해 2020년 2월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 교재는 초등학생에게 동물복지에 대한 가치관을 올바르게 형성하고 공감 능력과 생명존중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시교육청에서 실시한 동물사랑교육은 무엇인지, 동물을 데리고 초등학생들에게 수업을 하는 것은 가능한지, 과연 교육적 효과는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증이나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동물사랑교육은 수의사나 동물매개치료사 또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도 잘 아는 전문가가 동물복지가 보장된 환경에서 동물매개치료 도우미견과 함께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다. 이 교육은 단순히 반려동물을 데리고 놀거나 만지는 신체적·유희적 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말 그대로, 동물사랑교육은 살아있는 동물을 매개로 하여, 대상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알아가는 교육이다.

때때로 몇몇의 사람들은 동물의 가치를 낮게 보기도 하고 혹은 과도하게 높은 존엄성의 잣대로 바라보며 각기 다른 시각에서 반려동물을 아이들의 교육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기성세대들이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은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난 열린 사고가 변화시킬 아동·청소년들의 미래이다. ‘생명에 대한 가치 및 존엄성’에 대한 사고와 태도 역시 변해가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살아있는 동물과의 공존을 넘어선 ‘공생’이다. 공생을 위해서는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그 노력은 앎에서 시작되며 그 앎이란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일본은 2013년 11월부터 학생들에게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사는 사회 구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물을 사랑하고 소중히 보호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한 동물애호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따듯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받으면 건강한 인성과 정서를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일본의 동물애호교육의 효과는 울산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찾아가는 동물사랑교육’의 목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동물사랑교육은 단순히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데 그치지 않고,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지를 배운다. 아동·청소년기부터 동물과 접하며 대상에 대한 공감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운다면, 생명(체)에 대한 인식과 사고에 긍정적인 영향에 미칠 것이다.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은 쓸모가 있음을 뜻하는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반려동물이라는 존재가 단순히 사람에게 돌봄을 받는 존재는 아니다.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존재이다. 동물이라는 개념 하나에만 집중하여 그들의 가치와 존엄성을 우리 사람과 다르게 보기보다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의 가치를 부여하여야 한다.

글로써 배운 생명의 의미는 금방 퇴색되어 버리거나 망각되어진다. 삶에 대한 존재 가치와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의미는 직접 생명체 대 생명체가 함께 체득한 동물사랑교육이야말로 생명존중의식 함양에 힘쓸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방법이다.

울산시교육청의 ‘찾아가는 동물사랑교육’은 2020년에도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학교폭력의 가·피해자가 점점 더 저령화 되어가고 왕따 문제 등으로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사건들이 늘어가는 요즘, 이러한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성소영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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