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前 핵심 피의자 신병처리 속도…의견 수용은 미지수

‘전보 발령’ 김성주 부장검사, 내부 통신망에 사의표명 글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 등 일부 핵심 피의자를 우선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는 그동안의 수사 내용과 사법처리 방향에 대한 의견을 이성윤 지검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안에는 피의자별 세부 처분 사항에 대한 여러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비교적 뚜렷한 혐의점을 파악한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 등을 우선 기소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관측된다. 송 시장은 이날 오전 출근한 뒤 곧바로 KTX 열차편으로 상경했는데, 오후 검찰 조사를 받았거나 29일 오전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시장이 지난 20일에 이어 재조사를 받고, 송 전 부시장 역시 수차례 조사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지역 핵심 인사를 중심으로 사안을 분류·정리할 계획으로 추정된다.

수사팀이 신병처리에 대한 속도를 내는 것은 내달 3일로 예정된 법무부 인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법무부는 지난 23일 발표한 고검 검사급 인사에서 수사 실무자 일부만 남기고 핵심 수사 라인 대부분을 교체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다뤘던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와 대검 핵심 참모가 상당수 물갈이 됐다. 이에 따라 수사팀 내부에서는 다음 달 3일 인사이동으로 동력이 저하되기 전 우선 정리할 사안부터 매듭을 짓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사팀의 의견이 어느 정도 수용될 지는 미지수다. 검찰이 지난 23일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결재 없이 차장검사 전결로 불구속기소 한 것과 관련, 법무부와 검찰이 크게 충돌했던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에 따라 이 지검장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수사를 지원하던 김성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3부장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사의를 표명하는 글을 올렸다. 김 부장은 지난 23일 법무부 인사에서 공공수사부에서 전환된 울산지검 형사5부장으로 전보됐다. 지난 2017년 울산지검 공안부장을 역임한 김 부장검사가 다시 같은 지검의 같은 직급으로 전보된 것에 대해 지역 법조계에서는 이례적인 인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법무부는 중앙에 집중된 수사력을 지방에 고르게 분산한다는 의도의 인사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 선거개입 수사 관련자에 대한 좌천성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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