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인한 국내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의 확진자 수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넘었다.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는 5974명, 사망자는 132명이라고 29일 0시 현재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했다.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총 6만5537명으로 이제는 중화권을 넘어 전 세계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해 사스와 메르스 등과 같은 신종 바이러스의 역습은 과거와 달라진 기후변화의 영향도 크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연 평균기온은 13.5℃로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더웠다.

뜨거워진 한반도에서는 기상이변이 잦다. 5월부터 35℃를 넘나드는 때이른 폭염이 나타나는가 하면, 정작 더워야 할 한여름에는 북쪽 찬 공기의 남하로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았다. 반면, 가을에는 후퇴해야 할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버티면서 한반도는 10월까지 관측 이래 가장 많은 7개의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큰 피해가 속출했다. 추위 없는 겨울도 이례적이다. 지난 12월은 관측 이래 가장 눈이 적은 겨울이 됐다. 1년 중 가장 추워야 할 1월 한겨울에 제주도의 한낮기온이 23℃를 웃도는 등 때아닌 봄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예측을 벗어난’이 아닌 ‘예측을 뛰어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는 지난 2만년 간 기후변화가 거의 없는 환경아래 많은 동식물종들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생존해왔으나 산업화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 세계의 기온이 급상승하고 있다. 그로 인해 폭염과 한파, 폭우와 가뭄 등과 같은 극단적인 날씨도 두드러지고 있으며 바이러스도 더욱 강력하게 진화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더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뀜에 따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 기후변화와 연계한 제도와 정책, 규제, 신기술 개발을 비롯한 국민의식 제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변화를 고려한 시스템 개편이 시급한 이유이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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