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자유한국당 울산 남구을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기자회견 열고 공식 선언
“정치적 고향인 남구을에서
초심의 자세로 다시 시작”
박맹우 의원과 빅매치 예상
양측 총선 명분싸움 수면 위
중앙당 지역 분배 가능성도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제21대 총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당 사무총장을 역임한 자유한국당 박맹우 국회의원의 현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 출마를 선언했다. 변수가 없는 이상 전직 시장이자 전·현직 남구을 국회의원간 경선 빅매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당내에선 양측 지지자간 갈등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시장은 29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 우파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당 소속으로 남을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하려 한다”며 “정치를 처음 시작했던 정치적 고향 남구을 선거구에서 초심의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출마를 결심한 첫번째 이유는 ‘문재인 STOP’이고, 사악하고 무시무시한 문재인 파쇼 정권의 폭주를 멈춰세워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 세워야 할 것을 다시 반듯하게 세우겠다”며 강조했다.

▲ 자유한국당 울산 남구을 당협 주요 당직자들이 2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남구을 총선 출마 입장을 밝힌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울산지역 총선 출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그는 특히 “2018년 울산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 하명수사와 시장 선거 공작 사건에서 봤듯이 오로지 권력 획득과 영구 집권이라는 잘못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의 불나방들이 판을 치는 기막힌 세상이 됐다”며 “정말 상상조차 못했던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고, 이 점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울산이라고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또 “저는 우파 진영이 전멸할 위기에 봉착해 있던 시기에 야당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노무현 정권과 이를 악물고 가열하게 싸웠고, 마침내 자유 우파가 정권을 되찾는 데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사람, 다시 나라와 울산을 반듯하게 세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대여 투쟁의 선봉에서 목숨까지도 내어놓을 각오로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시장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소속 남구을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뒤 3선 의원을 지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3선이었던 박맹우 당시 울산시장과 바통터치해 김기현 시장, 박맹우 국회의원 체제가 됐다.

현재로선 박맹우 의원과 김기현 전 시장간 공천 경쟁 승자만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2명을 모두 살리는 중앙당 차원의 지역구 분배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당 핵심부에선 대선 주자급을 비롯해 전직 시도지사 등 중량급 총선 예비후보군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 한국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또는 반드시 승부를 펼쳐야 하는 지역구에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전 시장도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박맹우 의원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기현 전 시장은 아무런 명분없는 울산 총선 출마 계획을 포기하든지 중진답게 험지로 가서 당에 기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만약 남구을에 출마해 전 시장간 진흙탕 싸움에 전개된다면 시민들은 한국당 전체에 혐오감을 가질 것이고, 다른 지역구 선거까지 망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전 시장 지지자들도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포기를 촉구한 오전 기자회견에 대해 반박하고 공정한 경선 등을 촉구할 예정이었지만 외부에 당내 갈등이 표출되는 것으로 최대한 막기 위해 취소했다. 이왕수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