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엔 동풍 덕 보기 힘들 듯…주말 곳곳 초미세먼지 ‘나쁨’

주로 늦겨울부터 봄 사이에 부는 동풍이 최근 불어오면서 포근한 날씨에도 대기 질이 깨끗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일주일인 25∼31일(31일 오후 4시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는 14.1㎍/㎥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23.9㎍/㎥)보다 40.7% 감소했다. 

서울뿐 아니라 전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제히 줄었다.

부산, 울산, 경북, 경남에서는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한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대기 질이 깨끗했다.

지난달 말 전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포근했지만 날이 풀리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다는 ‘삼한사미’ 현상이 통하지 않았던 셈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한 것은 청정한 동해 쪽에서 바람이 불어왔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남쪽 지역에 위치하던 따뜻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관통하거나 남해상을 지나 동해 쪽으로 빠지는 기압계 형태가 나타났다. 

이 같은 기압 배치는 늦겨울∼봄에 비가 오는 날 많이 발생하는데, 이례적으로 한겨울에 발생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저기압 상태에선 반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분다”며 “이 때문에 남쪽에 있던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날 때는 주로 남풍이 불고, 저기압이 동해 쪽으로 빠지면 우리나라 쪽으로 동풍이 불었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도 “최근 우리나라가 동풍 권역에 놓였다”며 “(바람이 불어오는) 동쪽에는 큰 오염원이 없다 보니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풍을 타고 들어오던 고농도 국외 미세먼지는 유입되지 못해 이 기간 중국의 대기 질은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분석 데이터업체인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달 27∼28일 150㎍/㎥ 이상으로 치솟았다. 29일 이후 대기 질이 개선하기는 했으나 초미세먼지 농도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나쁨’인 50㎍/㎥ 안팎을 넘나들었다. 

다만 이번 주말부터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는 탓에 기압 배치가 달라져 동풍 덕을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1∼2일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곳곳에서 ‘나쁨’ 수준으로 예보됐다. 

윤 통보관은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다음 주엔 주로 북서풍이 불어올 것”이라며 “기온이 오를 때에는 서풍 계열로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