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철희 농협경주교육원 팀장
2019년 10월25일은 우리나라가 농업분야에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 선언한 날이다. 시대적 흐름과 경제성장 규모 측면의 관점에서 보면 거역할 수 없는 선택이란 것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선택이다.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이 갖는 의미는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본다면 경제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긍정적 상징 의미이기도 하다.

반면에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협상에서 앞으로 선진국 지위가 되면 관세인하, 국내보조감축 등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이행약속 의무가 발생하는 등 우리 농업이 입게 될 피해와 고통의 규모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보조총액이 선진국은 5년간 최대 70%를 감축하는 반면 개도국은 10년간 46.7%를 감축하고 여기에 특별긴급관세 25%를 인상할 수 있는 농산물 특별세이프가드까지 가능해 선진국과 개도국의 지위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농업과 농촌 고령화가 심각해져 가고 있으며, 식량 자급률은 24% 수준에 농산물 가격은 해마다 등락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2003년 811조원에서 2018년 1782조원으로 2.2배 증가한 반면 최근 농협을 비롯한 농업관련 기관의 뼈를 깍는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농가소득은 2688만원에서 4207만원으로 1.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한 농가소득중 농업소득의 비중은 2003년 39.3%에서 2018년 30.7%로 감소했으며 도농간 소득격차는 2018년 기준 65%에 불과하다. 그나마 축산농가의 농가소득이 좀 더 나은 상황이지만 국내 축산물의 자급률은 계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농업분야의 선진국 선언은 참으로 가당치 않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25일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으로 농업인 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서를 통해 철회를 촉구했음에도 RCEP(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를 타결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OECD에 가입되어 있고 5030클럽, 즉 인구 5000만명 이상 소득 3만달러 이상 클럽에 가입되어 있는 우량국가라고 할 수 있으며, 무역규모 1조달러 가입국 세계 9위의 규모이다.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대에 진입하여 한국이 농업부문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선진국 대열에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떠한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우리 농업부문의 입장이 틀려지지만 시대적 흐름으로 보아 우리 농업의 발전을 위해 농업인은 물론 국민 모두가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만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농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허철희 농협경주교육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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