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태양을 가려주고 비를 막아주는 용도로 만든 ‘농’은 원뿔 모양의 베트남의 전통 모자로 3000년 전부터 전해 내려 온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그들의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농’을 쓴 여인들의 모습은 베트남을 떠올리게 하는 전형적 이미지이다. 그런 전통 모자와 개량형 전통복을 입고 경기 진행을 하는 캐디들은 다낭을 찾는 골퍼 들에게 동남아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했고 18홀 내내 웃음과 미소를 짓는 모습들은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1월 중순의 베트남 다낭은 평균 25℃ 전후로 골프하기에 최상의 기후였으며 겨울 훈련차 머무르는 동안 우기임에도 비는 오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 현지 교민들도 기상이변인지 작년에는 추워서 롱패딩을 입을 정도였는데 올해는 반팔 차림으로 겨울을 보낸다고 한다. 수교한지 28년, 최근 박항서 감독의 축구 열기로 더욱 친숙해진 나라 베트남 다낭시에 인접한 골프장에는 한국인들로 넘쳐났고 시내투어 및 관광지 할 것 없이 인산인해로 국내인지 베트남인지 구분이 안 될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다낭은 몰려드는 한국인들로 뜨거운 겨울의 정점이었다. 다른 도시에 있는 가이드들이 다낭으로 몰려들고 있을 정도로 현지 관광 가이드 수도 부족하다고 한다.

국내 골프장의 비수기인 1월과 2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다낭 시내 골프장은 접근성이 좋고 국제표준 규격으로 설계된 정규 18홀로 국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골프장들이다. 호주의 백상어 그렉노먼(Gerg Norman)이 직접설계 했다는 다낭CC는 자연 지형에 미케 해변을 끼고 친환경적으로 설계된 베트남 최초의 링크스 골프장이다. 전략적인 판단과 샷을 구사하지 않으면 쉽게 타수를 잃을 수 있는 함정들이 많다. 특히 세컨샷에서 그린주변의 벙크가 넓고 깊어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없는 자연지형 그대로를 살린 코스 레이팅이어서 답답함도 있었다. 명문 골프장임을 말하는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상태 주변 조경 등은 국내 최상의 골프장보다 다소 실망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나 한겨울 디봇이 움푹 패이며 날아가는데 만족감이 있다.

몽고메리CC는 스코틀랜드 출신 클린 몽고메리가 직접 설계 디자인한 골프장으로 그의 이름을 사용한 골프장인데 라운드를 할수록 그의 코스 설계 철학을 느낄 수 있었고 매력적인 코스였다. 코스 전체가 넓고 티샷의 편안한 느낌을 주었으며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도 최상이었다. 전문적인 지배인이 운영하고 교육해서 그런지 캐디들의 수준이 다른 골프장보다 더 높아 보였다. 골프장내 연습장 타석이 준비되어 일찍 도착해서 충분히 연습 볼을 치고 바로 티잉 그라운드로 갈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국제 대회 골프장이 대부분 그렇듯 이는 첫 홀부터 경기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산지형 국내 골프코스에서는 잘 볼 수 없다. 캐디마다 고유 번호표를 부착하고 라운드를 마친 후 바로 캐디를 평가 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놀라웠다. 18홀 내내 웃으며 공손하게 두 손으로 클럽을 건네주고 받으며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정보를 주기 위해서 그린의 경사를 살피는 등 진심이 보이는 모습은 동남아 다른 나라 캐디들에게 볼 수 없었던 느낌이었다. 국제 시합규격에 맞는 코스와 잘 관리된 페어웨이 잔디 및 그린 관리상태 그리고 좋은 기후 외에도 캐디들의 예절과 친절이 그들의 전통복장 이미지와 어우러져 친근한 기억으로 남는다. 한국어와 영어를 의사소통 수준으로 구사하는 캐디들의 고객응대 태도는 골프장을 다시 찾게 하는 경쟁력으로 충분했다. 겨울 비수기 한국의 수많은 골퍼들이 동남아로 나가는 현실에 국내 골프장은 동남아 골프장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 마케팅 전략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다낭 현지에서 든 이유는 무엇일까?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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