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시리즈 Ⅰ’

▲ 7일 오후 울산문예회관 대공연장. 음악회 시작 15분 전이지만 객석은 텅텅 비어있다.

적어도 700~800명 찾는 공연
이날 1500석 중 330석 채워져
로비에는 열감지기 설치하고
스태프들 모두 마스크 착용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울산지역 최고의 클래식 음악회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역 최고 수준의 울산시립교향악단이 올해 들어 처음 마련한 정기연주회에 고작 300여명 안팎의 청중들만 찾아왔다.

울산시향은 3개 시립예술단 중 가장 많은 고정 팬을 가진 단체다. 많게는 1000여명, 적어도 700~800명 관객이 항상 함께 했다.

게다가 이번 음악회는 마에스트로 니콜라이 알렉세예프의 재임용을 알리는 첫 무대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의 여파 때문에 러시아에서 온 마에스트로는 ‘반타작’에도 못미치는 객석 점유율로 아쉬운 신고식을 치러야만 했다.

▲ 출입문에 설치된 열감지기. 모든 회관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했다.

7일 오후 7시4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로비는 한산했다. 울산시향 연주회는 보통 오후 8시 시작된다. 평소 같으면 음악회 시작 20분 전에는 로비가 웬만큼 차야 했다. 대형 기둥에 붙여진 소파도 빈자리가 없을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예외였다. 지인을 만나도 악수를 나누기는커녕 짧은 인사를 나누고 말거나, 그것 마저도 눈인사로 대신하는 사람이 많았다.

로비 출입문에는 열감지기가 등장했다. 체온이 37.5℃ 이상인 방문자를 가려내는 장치였다. 사람들이 다닥다닥 모여앉는 객석 상황을 감안해 혹시 모를 의심환자가 함께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평소와 달랐던 또다른 점은 직원들이 전원 마스크를 낀 채 손님들을 맞았다는 것이다. 교향악단 운영, 청사 관리 직원 뿐 아니라 표를 나눠주거나 자리를 안내하는 하우스가이드들 역시 전부 마스크를 착용했다. 오해를 사지않기 위해 정중한 안내문구도 세워졌다.

이날 음악회를 찾아 온 청중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려와 상관없이 변함없는 클래식 사랑을 보여줬지만, 그들 역시 하얗거나 새까만 마스크를 낀 것은 마찬가지였다. 마스크를 끼지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 정도로 열명 중 여덟아홉은 대부분 착용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마스크를 끼지않은 사람은 무대에 오른 지휘자와 협연자, 연주자 등 70여명에 불과했다.

임치원 울산시립예술단 사무국장은 “티켓팅은 평소의 절반 수준인 450장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우려가 확산되면서 100장 정도 취소됐다. 티켓을 사고도, 음악회에 나오지 않은 분도 있었다. 1~3층 대공연장은 1500석 가까이 되는데, 그 중 330석 정도만 채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울산시향이 마련한 음악회는 제209회 정기연주회이자 한명의 클래식 거장을 집중적으로 연주하는 2020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첫 무대였다. 1부는 모차르트의 곡으로, 2부는 베토벤의 곡으로 채워졌다. 메인 연주곡은 마지막 베토벤 교향곡 1번. 울산시향은 올 한해동안 베토벤의 교향곡 9곡 전곡을 시리즈로 연주할 예정이다. 평이한 연주였으나, ‘골수’ 클래식 마니아들만이 참석한 음악회였던만큼 음악에 대한 객석의 집중도는 최고였다. 그 흔한 마른 기침 한번 없이 2시간여(인터미션 포함) 연주 시간이 흘러갔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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