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폐업하는 개인사업자

매년 1만8000여명 발생 등

악화되는 경기에 ‘한계’ 호소

“버티고 버텼지만 결국 폐업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울산 남구 무거동에서 10여년간 고깃집을 운영하던 A씨는 오는 3월까지만 장사를 하고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A씨는 점포 임대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가게를 새로 인수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권리금도 한푼 챙기지 못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게를 계속 운영하느니, 자신이 예전에 일을 하던 건설현장에서 크레인 기사로 일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A씨는 “2018년까지만 해도 연말이면 단체손님 예약일정이 제법 들어왔는데 지난해부터는 예약도 뚝 끊기고 갈수록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며 “그래도 ‘올해는 좀 괜찮겠지’하고 계속 버텼는데 이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 10년 만에 건설현장으로 다시 돌아가려니 적응이 쉽지 않겠지만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게 마음편할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북구 남외동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중인 B씨(36)도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20살 때부터 주방일을 시작해 모은 돈으로 3년 전에 처음으로 자신의 가게를 오픈하며 장사에 매진했지만, 울산경기가 갈수록 바닥을 치면서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B씨는 “지난해부터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던 알바생도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했지만 갈수록 손님은 줄고 운영여건이 악화됐다”며 “지금 일식집에서 실장급으로 일을 해도 한달에 250만원 이상은 받는다. 그런데 지금 가게는 월세에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200만원도 안 남으니 가게를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울산의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에 맞물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터지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울산 자영업자의 수는 늘어났지만, 대부분이 영세한 규모로 경영여건 악화로 인해 폐업 기로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9일 동남지방통계청의 울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울산의 자영업자는 9만명으로 전년동기(8만2000명)대비 9.6%(8000명) 증가했다. 이 기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만30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7.0%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5만9000명에서 6만6000명으로 10.8% 증가했다. 이는 단순 수치상으로는 자영업자가 늘어났지만, 대부분이 ‘생존형’ ‘나홀로’ 자영업자로 소상공인의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울산에서 최근 3년 간 폐업하는 개인사업자도 매년 1만8000여명 가량 발생하고 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울산 개인사업자의 폐업 건수는 2016년 1만8162명, 2017년 1만8288명, 2018년 1만7490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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