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의 교통문화지수는 전국 지자체 중 거의 꼴찌 수준이었다. 교통사고 사망자수도 전국 1위를 독차지해왔다. 울산시민들의 교통문화에 대한 인식이 낮은 탓도 있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유달리 도로 환경이 나쁜 탓도 있다. 그런데 올해 발표된 울산시의 교통문화지수는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5위다. 지난해 17위에서 12계단을 한번에 뛰어오른 것이다.

교통문화지수는 교통안전 의식 수준을 나타내는 수치다. 교통문화지수는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의 운전 행태, 보행 행태, 교통안전 3개 지표 18개 세부 항목 평가에서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산출된다. 울산시는 전체 79.29점(운전 형태 45.01점, 교통안전 16.98점, 보행 행태 17.30점)으로 전국 평균 77.46점보다 높았다. 차량의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보행자의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 지역 교통안전 정책 이행 정도, 교통사고 사망자수 등에서 특히 높은 등급을 받았다. 반면 차량의 방향지시등 점등률, 이륜차의 안전모 착용률, 보행자 스마트기기 사용 빈도 등은 점수가 낮았다.

문화의식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변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사방법이 달라졌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지만 어쨌든 반가운 소식이다. 자가용보유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면서도 교통문화만큼은 언제나 뒤쳐진 도시라는 문제점을 비로소 극복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숫자로 나타난 결과에 만족하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교통문화는 교통사고와 직결된다. 갑작스럽게 순위가 상승한 요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울산시는 시민 맞춤식 교육·홍보, 시민의식 향상, 교통문화 선진화 시책 추진 등의 노력이 이같은 성과로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울산시의 분석대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의식이 개선됐다면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수년에 걸친 꾸준한 교육과 홍보가 비로소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울산시민들이 방향지시등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방향지시등 사용이 어렵지도 않으면서 운전자간에 쉽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방법으로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홍보를 강화한다면 교통문화지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근래들어 울산의 도로환경이 좋아진 것도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도시외곽순환도로와 공단진입로 등이 새로 생기면서 대형트럭 등의 시내 진입이 줄어든데다 시내도로에 대한 속도제한을 강화함으로써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이 바뀐 것도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도로환경 개선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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