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화학네트워크포럼 소통위원장

‘루피(RUPI)’는 듣는 순간 귀여운 강아지 이름이 떠오른다 하여 지은 이름이다. 과거의 애완동물에서 지금의 반려동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사랑을 듬뿍 받는 동물이 바로 강아지다. 루피(RUPI)는 ‘Roadmap Project for Ulsan Petrochemical Industry’의 첫 자를 따서 만든 ‘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로드맵’을 뜻한다. 2010년 11월에 8대 분야에서 약 1조7000억원이 예산이 수반되는 100대 액션플랜을 발표했으니 올해가 10주년이 된다. 그동안 이뤄놓은 성과로 인해 산업통상자원부 및 석유화학협회, 그리고 여수나 충청남도와 같은 지자체에서도 이 사업을 벤치마킹하는 등 대내외 평판이 아주 좋다. 모두 감사할 따름이다.

울산은 10여년 전부터 최대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이 성숙기에 도달함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다. 우선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고도화를 위한 과제를 도출한 것이 바로 루피 사업이다. 루피 사업은 몇 명이 책상에 앉아 만든 프로젝트가 아니라 무려 석유화학기업의 150여명(75명 공장장과 75명 기술부장)으로부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만든 보고서다. 그리고 루피 사업을 실행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 화학네트워크포럼이다. 2015년 7월에 창립하여 모두 26차례의 포럼을 개최했다. 명실상부하게 울산을 대표하는 포럼으로 성장하여 굳게 자리잡았다.

작년에 33년 5개월을 봉직한 한국화학연구원을 정년퇴임하고 나니 “화학네트워크포럼은 이제 그만 하는 거냐?” “루피 사업은 중단하느냐?” 등의 문의가 여기저기서 많이 들려온다. 대답을 먼저 드리자면 루피 사업은 물론이고 화학네트워크포럼도 계속된다. 필자도 한국화학연구원 울산본부에서 전문연구위원으로 계속 근무한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다. 3월20일로 예정된 ‘울산 화학의 날’에 맞춰 ‘제27회 화학네트워크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주제도 이미 정해놨다. 금주 13일에는 12차 ‘RUPI조찬회’도 개최한다.

작년 6월28일 경상일보에 “‘통합 물공장’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제목으로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그동안 부곡·용연지구에 통합 물공장 설치 필요성을 루피 사업단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며, 이는 시장이 참석하고 시의회에서 열린 제18회 화학네트워크포럼에서도 깊이 논의된 사항이다. 그 후 상당 부분 합의가 이루어져 조속한 추진을 기대했으나 최근에는 인사발령을 핑계로 주무부서에서 또 뭉그적거리는 듯하다. 정말 이래선 안 된다. 이제라도 울산시에서 적극적으로 부지개발과 통합 물공장 설치를 위한 인허가 등 행정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속히 공업용수 부족 현상을 해소하여 울산 석유화학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되어야 한다. 다시 한번 요청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또한, 필자는 한국수소산업협회 이사로서 1월16일에 “울산이 ‘수소산업 메카’로 우뚝 서려면” 칼럼과 2월26일에 “울산이 성공하면, 대한민국이 성공합니다”라는 두 개의 수소 칼럼을 경상일보에 기고한 바 있다. 울산의 새로운 미래 신산업으로 수소산업을 선정한 건 정말 잘한 일이다. 국회에서 힘겹게 수소경제법이 제정되었으니 이젠 수소산업진흥전담기관을 울산에 유치하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한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필사적으로 유치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수소산업 인프라와 그 역량이 가장 우수한 지역에 설립하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처럼 루피 사업단은 현재 먹거리인 주력산업 고도화와 미래먹거리인 신산업 육성의 투 트랙 전략을 잘 추진해 나가겠다. 지금은 석유화학산업 고도화 외에도 자동차·조선산업과 융합,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미래먹거리 발굴, 석유화학단지 안전대책 수립,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 산업생태계 구축 등 미래핵심 가치를 장착한 포스트 루피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명예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대한민국 및 울산의 산업발전을 위해 시(市)와 힘을 모아 초심을 잃지 않고 성심성의껏 힘을 보태겠다. 울산은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그리고 기업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다.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화학네트워크포럼 소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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