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광 (사)울산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대응하고 있는 이 때 인터넷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져나가는 등 가짜뉴스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킨 일들이 있었다.

지난해 강원도 산불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당시 SNS를 통해 이재민들에게 헌옷 기부를 독려하는 글이 퍼져나갔다. 어려움이 있을 때 함께 나누고자 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특성으로 산불 피해지역에는 필요 없는 헌옷이 쌓이기 시작했다. 당시 자원봉사센터는 이재민들의 대피소 생활을 돕고, 필요한 물품 수요 파악 및 배분, 피해지역 복구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쌓여가는 헌옷 처리 문제와 헌옷 기부 문의로 해야 할 일을 못하고 꼭 필요한 전화를 못 받는 상황까지 생겼다. 울산에서도 피해지역 자원봉사센터의 요청으로 가짜뉴스 전파를 막기 위한 기사를 내기도 했다.

위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가짜뉴스(Fake News)는 단순히 상대를 속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공익의 업무를 방해하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거나 상처를 입기도 한다. 개인 미디어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매체들이 운영되면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내가 듣고 있는 뉴스나 이슈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은 꼭 필요하다.

사람들은 왜 거짓말을 할까? 심리학적으로 보면 거짓말은 잘못한 상황을 모면하고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또 자신에게 이득이 될 때(자신이 돋보이거나 무언가를 갖게 될 때) 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가짜뉴스는 정치, 경제, 사회 전면에 널려있다. 영화 기생충의 굉장한 성취는 훌륭하지만, 위조 기술과 거짓으로 구직하고 그것에 감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건 씁쓸했다. 거짓말은 특히 사람들의 호기심이나 감성, 약점을 자극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빨리 퍼지고 쉽게 공감을 산다. 열 개의 사실보다는 자극적인 한 개의 거짓말이 더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특히 지위나 사회적 영향력이 높고 정보전달력의 우위에 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경우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그래서일까? 흔히들, 연예인 관련 큰 뉴스가 터지면 정치계의 어떤 뉴스를 덮으려한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하고, 정치현장에서 상대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한 방편으로 이슈가 될 만한 문제를 만드는 등 잘못한 상황을 모면하고 책임을 회피하거나 이득이 될 상황을 만들기 위한 거짓말은 공공연하게 익숙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단은 발뺌하고 거짓말이 드러나도 다른 거짓말로 덮으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장되고,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할 기준 없이 이슈화 된 기사가 판치는 지금의 신뢰없는 우리 사회에 깊은 우려와 두려움이 앞선다. 옛말에 ‘거짓말은 새끼를 친다’는 말이 있다. 거짓말은 그 말에 대한 변명이나 입증을 위해 자꾸 더 큰 거짓말을 보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는 속담이 있다. 오랜 시간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공유해 온 가치 중 ‘신뢰’와 ‘책임감’은 지금 꼭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보광 (사)울산시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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