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일을 하는 에너지
세계는 에너지 독립 놓고 치열한 경쟁중
울산도 4차산업 위해 에너지원 변화해야

▲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우리가 흔히 보고 듣는 것이 다가 아니네! 라는 말을 종종한다. 실제로 보거나 들은 소문이 생각과 다를 때 이르는 말이다. 본다는 것은 현재에 나타나 보이는 실상을 본다는 의미이다. 듣는다는 것은 현재 청각을 통해 소리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볼 수 있다는 것은 빛이 다양한 파장으로 사물에 닿아 반사될 때 다른 파장은 다 흡수하고 반사되는 파장의 색이 시세포에 들어올 때 비로소 색으로 인지할 수 있다. 사람이 감지할 수 있는 색을 가시광선이라고 하여 약 380㎚(나노미터)에서 760㎚의 파장을 갖는다. 보라색 계통의 색을 띠는 380㎚ 이하를 자외선, 빨강색을 띠는 760㎚보다 긴 파장을 적외선이라고 한다. 실제 가시광선 외의 범위는 사람이 색으로 인식할 수 없는 범위로 보이지 않는다.

소리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청각영역도 20에서 2만㎐(헤르츠) 범위의 주파수를 내는 소리만 들을 수 있다. 이렇게 협소한 영역에서만 사람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세상에는 사람만이 보고 들을 수 있는 현상은 한정적이다.

엊그저께 바로 그런 일이 생겼다. 우리나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비롯하여 4개나 석권했다. 거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작품상이 포함되다니, 눈을 비비고 확인해야 할 괄목상대의 점프였다.

소문에는 후보로 들어간 것만해도 영광이고 이제 다음에는 우리나라도 수상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아마 더 많았을 것이다. 또 실제 4개 부문을 수상하고 보았을 때에야 트로피가 이렇게 생겼구나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남이 받을 트로피를 볼 때와 수상의 가능성을 풍문으로 들었을 때의 보고 들은 것이 전부가 아님을 증명하였다.

에너지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말하는 에너지는 크게 1차 에너지와 2차 에너지로 구분한다. 1차 에너지는 자연에서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공급 받는 에너지로 나무, 석탄, 석유, 원자력, 수력, 풍력, 지열 등이 해당된다. 2차 에너지는 1차 에너지를 활용하여 얻을 수 있는 에너지로 전기, 도시가스, 등유, 수소 등이 해당된다.

1, 2차 에너지원은 물질로 존재하고 계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자체가 에너지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에너지원이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통해야만 에너지가 생성되고 저장, 이송을 통해 다양한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물질의 변화를 통해 생성된 에너지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일을 할 수 있는 동력으로 수치화 할 수 있고 저장하고 이송을 할 수 있게 된다.

전기는 사실 계량하기는 어렵지만 에너지의 크기로 표시할 수는 있다. 전기 에너지 자체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전구를 통해 빛을,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전기자동차의 경우는 주행거리로 나타낼 수 있다.

에너지는 이렇게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보여지고 들려지고도 하고 더욱 잠잠해지기도 한다. 연못의 오리는 수면에서는 잠잠한듯 하지만 수면 아래에선 계속하여 다리를 움직이고 있고, 개울의 얼음판 밑에는 물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언제나 고정되어 있는 전봇대를 이어주는 전깃줄은 지금도 에너지를 이동시키고 있다.

세계는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더 많은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다. 어떤 에너지원을 확보하고, 어떻게 경제적으로 생산하고 활용하느냐는 것이 큰 이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지만 세계는 에너지 독립과 안보라는 차원에서 경쟁과 전쟁을 하고 있다.

울산도 주력산업의 전환과 4차산업을 위해서는 에너지원의 변화가 있어야만 신산업의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화석연료의 오일기반에서 점차 가스, 수소, 신재생에너지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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