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전세기 띄워 귀국
380여명 중 300여명 하선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집단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항 크루즈 터미널에 발이 묶여 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선객들이 17일 배에서 내려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에 탑승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해 있던 미국인 승객 약 300명이 귀국 전세기를 타기 위해 16일 밤(현지시간) 배에서 하선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버스편으로 하네다공항으로 이동, 17일 새벽 전세기로 옮겨탔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환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승객들이 배에서 내리지 못한 채 열흘 이상 격리 생활을 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 크루즈선에 탑승한 미국인 380여 명 가운데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등 신종코로나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을 전세기에 태워 귀국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객들은 배에서 내려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옮겨탔다.

CNN 방송은 하네다공항에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객들이 10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와 전세기에 탑승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전세기 2대로 귀국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기 2대 중 1대는 캘리포니아의 트래비스 공군기지에, 다른 1대는 텍사스의 래클랜드 공군기지에 착륙할 예정이다.

탈출한 승객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감독 아래 또 다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국방부 대변인은 탈출객 가운데 신종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나 감염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기지 밖 시설로 이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일부 미국인 승객들은 전세기 탑승을 거부하고 크루즈선에 남기로 했다.

미국에 도착한 뒤 2주간 또 다시 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데다 이미 신종코로나에 감염됐거나 잠복기 상태일지 모를 다른 승객들과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한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AP는 전했다. 또 가족 중 신종코로나 감염자가 있어 남기로 결정한 사람도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객 중 44명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귀국 전세기에 타지 못한 채 회복되는 동안 일본 병원에서 머물게 된다.

파우치 소장은 “그 크루즈선의 전염 가능성 수준은 사실상 (위험이 매우 높은) 화산 지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객 가운데 70명의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면서 총 감염자는 355명으로 늘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