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훈 서울산보람병원 치과센터장이 병원을 찾은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머지않아 미세먼지의 계절 봄이 찾아온다. 따뜻한 날씨로 나들이를 즐기는 인파가 부쩍 늘어나지만, 황사와 미세먼지 또한 심해지는 계절이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치아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미세먼지 속 유해물질은 입 속의 유해세균 농도를 높여 치주염, 치주질환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상훈 서울산보람병원 치과센터장과 함께 봄철 구강관리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구강건조증, 충치·치주염 유발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는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위협한다. 일교차가 커지면 우리 몸은 기온 변화에 대한 적응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면역력도 떨어진다.

이상훈 서울산보람병원 치과센터장은 “환절기에 쉽게 피로해지고, 저항능력이 떨어지면서 감기에 쉽게 걸린다. 기관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도 심해질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건조해진 대기환경은 구강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건조한 공기는 입 속 수분을 빼앗아 구강건조증의 원인이 되고, 세균이 번식하면서 입 냄새는 물론 충치와 치주염까지 유발하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침은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 구강내를 청결히 유지하고 유해한 세균에 대한 항균작용을 해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봄철의 건조한 공기는 입안에서 원활한 침 분비를 감소시키고, 미세먼지는 기관지에 쌓여 가래와 기침이 나게 하고 기관지 점막을 건조시킨다. 이런 건조한 구강환경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아서 콧구멍과 입을 통해 들어온 미세먼지 속 유해물질이 잇몸 주변 조직에 먼저 달라붙어 세균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충치와 잇몸질환, 구강점막질환 등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1~4월 사이 구강건조증 환자 증가

구강건조증은 우리나라 60세 이상 인구 중 50% 정도가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특히 구강건조증은 계절의 영향도 받는다. 매년 1~4월 사이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겨울과 봄에 생기는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침샘은 이하선, 악하선, 설하선, 그리고 소타액선으로 구성돼 있다. 구강건조증은 침을 분비하는 타액선에 종양이나 감염이 발생해 분비량이 줄어들거나 결석이 생겨 분비량이 줄어든 경우, 쇼그렌 증후군 같은 질환이 생겨 건조증이 나타나는 일차적 원인과 비타민 결핍, 빈혈, 당뇨 같은 이차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또 두경부암의 치료중 하나인 방사선 치료 후에도 구강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방사선은 타액선을 직접 파괴하고 침샘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해 구강건조증을 일으킨다.

◇충분한 수분 섭취하고 흡연·음주 피해야

입 속에는 충치의 원인세균으로 알려진 뮤탄스 균, 잇몸질환 원인균인 진지발리스 균을 비롯해 감기부터 염증성 질병의 원인이 되는 약 700여종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세균들은 평소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침 분비가 줄어들 때면 급격하게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잇몸을 망가뜨리고 충치를 유발하는 주범은 치태(플라크)다. 치태는 입안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입속 세균이 섞여 만들어진다. 건조해진 입안에서는 이런 치태가 잘 만들어지고 치아와 잇몸 주변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 센터장은 “잘못된 칫솔질로 인해 입안 세균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는다면 잇몸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치태는 입을 헹구는 것만으로 제거되지 않는다. 이렇듯 치태가 잘 형성되는 환경에 노출되는 봄철에는 치아건강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건조해진 구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또 자일리톨 같은 무설탕껌, 신맛이 나는 신선한 제철 과일과 채소도 줄어든 침 분비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카페인, 흡연, 음주, 매운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또 미세먼지가 많은 날 외출을 했다면, 올바른 칫솔질과 가글을 통해 입속 세균을 제거해야 한다.

이 센터장은 “외출하고 돌아오면 칫솔질을 해야한다. 이를 못할 경우 구강세정제나 물로 가글을 하는 것도 미세먼지를 씻어 내는데 도움된다. 액체로 된 구강세정제는 칫솔질이 잘 닿지 않는 잇몸 경계, 볼 안쪽 등에 붙은 유해세균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이 센터장은 “입자가 큰 먼지는 코로 호흡하면 코털과 점막을 통해 어느 정도 여과된다. 하지만 입으로 하는 구강호흡은 입 안에 여과장치가 없기에 미세먼지가 혀, 치아 사이, 잇몸 등 구강 내 깊숙이 침투해 입 속 세균 농도를 높인다. 그러므로 미세먼지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려면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일반 면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없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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