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봉 영화 ‘기억의 전쟁’
베트남인·참전군인들 시선 담아

▲ 27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기억의 전쟁’의 한 장면.

오는 27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기억의 전쟁’은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다. 그러나 진짜 학살이 있었는지를 추적하는 대신 제목처럼 이를 기억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베트남의 휴양도시 다낭에서 20분이면 닿는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2월이면 마을 곳곳에 향을 피우고 위령제를 연다. 1968년, 한날한시에 죽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살아남은 사람들이 위령비를 세우고 50여년간 제사를 지낸 것이다.

응우옌 티 탄 아주머니는 같은 날 가족을 모두 잃었다. 어머니, 형제자매, 이모, 사촌, 이웃집 친구까지. 자신 역시 당시 배에 큰 총상을 입었다. 그리고 그날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한다.

농인인 딘 껌 아저씨 역시 당시를 또렷이 기억한다. 그는 수어와 종이에 쓴 글씨로 “한국군들이 마을 주민들을 모두 죽였고 자신은 도망쳐 나왔다”라고 말한다

반면 이들과는 다른 기억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베트남 참전 군인들은 “백명의 베트콩을 놓치더라도 한명의 양민을 보호하려고 했다”며 민간인 학살을 부정한다. 그러면서 “국가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국가에서 베트남 참전 용사들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해주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민간인 학살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응우옌 티 탄 아주머니는 참전 군인들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고, 또 받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아무도 사죄하지 않는다. 50여년 전 일이지만, 그 기억과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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