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올림픽 기간 동안 전 세계인이 사용했던 콘서트홀과 컨벤션홀, 뮤직텐트 등 문화시설과 호텔, 리조트 등의 숙박시설, 여기에 스키장과 눈썰매장, 각종 편의시설을 활용하여 평창 코랄림픽(Choralympic Choral+Olympic)을 창설하여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19년 2월에 이어 올 2월에도 지난 1년 동안 준비해온 합창 축제를 진행했다.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가 확산일로에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확진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국내 합창단만 참가하는 행사라면 잠시 미루었다가 할 수도 있었겠지만 외국합창단의 경우 비행기 표도 이미 샀고 참가비도 납부한 상태였다. 몇 번의 회의를 거치며 심사숙고 한 끝에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준비과정에는 애로가 많았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합창단원들은 개개인 여행기록을 확인, 최근 1년 동안 중국여행 기록이 없는 단원만 입국하게 했다. 중국이나 베트남, 괌 등 외국에서 초청한 심사위원 중 중국에서 서울에 이미 입국한 심사위원에게는 불참하게 했고, 다른 나라에서 오려고 했던 심사위원도 정중하게 입국을 못하게 했다.

오히려 문제는 국내에서 발생했다. 하나 둘 참가를 취소하는 합창단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개회식을 하루 앞두고는 모든 합창단이 취소했다. 국내 30여 합창단이 모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결국 외국에서 온 합창단만으로 행사를 치렀다. 행사하는 내내 누군가 기침할까봐, 누군가 열이 날까봐 노심초사하며 지냈다. 천만다행으로 5박6일의 행사기간 동안 그 누구도 증상 없이 행사도 잘 치렀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앞으로 몇개월 동안 계속될 수도 있다는 보도를 대할 때 마다 이번 행사를 되돌아보게 된다. 아무리 행사를 잘 준비해도 천재지변이 일어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되 설사 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너무 일찍 포기하지 말고 철저하게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며 수정 보완해 간다면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리라 확신한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추천음악= 베토벤 작곡 <운명교향곡>. 지휘 레너드 번스타인. 연주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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