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집단감염자가 나왔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31번 환자가 증상 발현 전후 4번 방문한 신천지교회에서 집단으로 감염자가 나온 것이다. 국내에서 10명 이상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울산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와 1시간30분 거리여서 시민들의 우려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울산시는 모든 역량을 ‘방역’으로 모으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지금 바로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울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산업도시다. 만의 하나 방역체계가 뚫리면 울산의 거대한 산업현장은 즉각 가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울산은 세계적인 석유화학제품의 공급처이자 자동차·조선산업의 메카다. 신종코로나가 침투하는 즉시 울산은 도시기능이 올스톱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경제촉진에 무게를 실었던 문대통령도 19일 신종코로나 방역과 경제촉진 투톱 체제를 강조했다.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비상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앞으로 확진자는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31번 환자는 460여명의 신도들과 함께 예배를 올렸다. 이 교회의 신도는 9000여명에 이른다. 이 교회 소속의 신자 가운데 14명이 확진자로 판명됐다는 것은 2차, 3차 확진자가 계속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교회 신도들 가운데 많은 수는 울산을 다녀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중수본은 특별대책반을 꾸려 교회 신도들에 대한 선별검사 등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그 사이 확진자는 얼마나 더 나올지 알 수 없다.

문제는 방역인력과 의료시설이다. 대구시의 경우 역학 조사관과 음압병실이 태부족이라고 한다. 19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신종코로나가 이미 지역사회에 깊숙이 퍼져 대구시와 지자체 자체 역량으로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울산에는 거점병원이 2곳 뿐이다. 병원이 뚫리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모두 폐쇄돼 환자들까지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신종코로나의 유행에 대비해 미리 중소병원에도 선별진료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환자의 임상적·역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신종코로나가 사스나 메르스보다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히고 있다. 사스가 10%, 메르스가 30%인데 반해, 신종코로나는 중국 후베이성 이외의 지역에서 0.2~0.4%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종코로나는 전파력이 대단히 위협적이다. 역시 관건은 정부·지자체의 강력한 방역시스템과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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