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울산본부에서는 수년전부터 "돈 깨끗이 쓰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오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지역을 찾는 외국인들이 깨끗한 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헌 돈을 새 돈으로 교환해 주고 일반시민들의 의식제고를 위해 가두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우리 돈은 자랑할 만한 위인들과 문화유산이 담겨 있어 우리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만원권에는 세종대왕, 물시계, 경회루, 오천원권에는 율곡 이이, 벼루, 오죽헌, 천원권에는 퇴계 이황, 투호, 도산서원이 도안으로 담겨져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돈뿐만 아니라 세계 대부분 나라들의 돈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과 문화유산을 담아 자기 나라를 자랑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자랑을 나타내는 돈을 소중히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얼마나 소중히 돈을 다루고 있는가? 현재 만원권의 평균수명은 4년으로 미국 100달러 지폐(9년)의 절반정도에도 못하며 호주 100달러의 11년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오천원권과 천원권은 평균 2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세계에서 자체기술로 화폐를 만드는 20개 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그 중에서도 우리의 화폐제조기술은 최고 수준에 가깝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우리의 돈 사용 습관이 다른 나라 국민들에 비해 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점이 또 하나 있다. 돈을 험하게 사용함으로써 물자와 외화를 쓸데없이 낭비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화폐제조비용이 연간 1천억원에 이르고 만원권의 경우 사용 수명을 1년만 연장할 경우 170억원의 화폐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은행권 제조에 필요한 원면 및 인쇄잉크와 동전 제조용 구리, 아연, 니켈 등의 수입에 많은 외화가 소요되고 있으므로 돈을 깨끗이 쓸 경우 그 만큼 외화를 절감할 수 있다.

 두달후에는 월드컵 대회가 우리지역에서도 열리게 돼 많은 외국인들이 경기 관람을 위해 울산을 다녀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의 얼굴인 돈을 깨끗하고 소중하게 사용하여 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어야 하겠다. 또한 우리 스스로도 다시 한번 돈 쓰는 습관을 생각해 보고 귀중한 자원을 절약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화폐출납담당과장 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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