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식사·대화 주의하고
번거롭더라도 마스크 착용을
깨끗이 손 씻는 습관 가져야

▲ 양성봉 울산대 교수

지난 2000년 초 언론에서 21세기에는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 100세 시대가 다가온다고 홍보한 바가 있었다. 즉, 암도 극복하게 된다고 보았지만 여전히 암은 인간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가장 무서운 병이다. 그리고 21세기에 많은 인간의 목숨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되는 병으로 전염성이 강한 폐병을 언급하였다. 2003년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가 발생하여 약 7개월 동안 32개국에서 8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 중 774명이 사망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2013년에는 중동에서 사스와 유사한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 증후군)가 발생하였고 2015년 우리나라에도 이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186명이 감염되어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이번 겨울에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순식간에 번져나가 중국에는 이미 수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천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올 2월11일 화요일에 필자는 서울에서의 회의에 참석 하고자 불광동의 어느 빵집에서 커피를 한잔하며 기다리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우연히 빵집에 들어오는 손님들을 관찰하게 되었다. 여고생으로 보이는 앳된 손님은 보건용 마스크(KF94)를 착용하고 있었고 빵집에 들어올 때 가방에서 소독액이 묻은 거즈를 꺼내 출입문 손잡이를 닦은 후 이를 밀어서 들어오고 있었다. 곧이어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손님의 경우는 코와 입은 보건용 마스크로 막고 눈은 완전히 밀착되는 고글을 쓰고 있었으며, 출입문에 손이 닿지 않도록 팔뚝의 옷소매로 출입문을 밀어 들어오고 있었다. 마침 TV에는 일본에 들어온 대형 유람선에 25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탑승하고 있고 항구에서는 하선시켜주지 않아 유람선내에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빵집 내에는 마스크를 한 모든 종업원과 빵을 고르는 젊은 손님들은 아무 말 없이 구입한 빵 값을 지불하고 나갔으며, 마스크를 가방 속에 넣은 필자는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마스크를 한 40대로 보이는 남녀 회사원들이 들어와 마스크를 벗은 후 커피와 몇 조각의 빵을 먹으면서 잡담을 하기 시작했다. 곧 50대로 보이는 밀폐도가 낮은 값싼 마스크를 하고 들어와 마스크를 벗고 빵 값을 물어보며 구입한 빵을 계산하고 나가는 것을 보았다. 이 짧은 시간동안 젊은이들은 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배운대로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균이 옮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균에 전파되지 않도록 노력함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든 손님일수록 전염병에 대한 의식은 희박해지는 것으로 보였다.

전염병의 병균이 보균자의 침이나 손에 묻어 옮겨짐이 명확하다면, 우리 모두 어떻게 하면 전염병의 창궐을 막을 수 있을까에 대해 꼼꼼히 생각하고 대처법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이나 손에 의해 퍼뜨린 병균이 나에게도 전달될 수도 있다는 의식,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병균을 남에게 옮길 수 있다는 의식을 늘 간직하고 있다면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함은 당연할 것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병균은 전파력이 강하고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것이 나이든 사람에게는 힘들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꼭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혹시나 묻어 있을지도 모르는 병균을 씻어 내기 위해 소독제와 비누 등으로 자주 손을 씻는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전염병균이 항상 우리 주변에도 있을 수 있음을 의식해야 하며, 여러 사람과의 식사 때나 타인과의 대화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한 일이 일반국민이 할 수 있는 전염병을 막을 수 있는 기본적인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깨끗이 씻는 일이 습관화되어야 할 것이다. 양성봉 울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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