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보호구 검사후 즉시 폐기
진단키트 보급후 10여명 방문
예비물량 5일치 확보 어려워
검진자 확대 따른 대책 시급

▲ 신종코로나 의심환자 검진이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들이 착용하는 착용하는 방호복과 마스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울산 남구 한 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들이 의심환자 흉부 X선 검사를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보건당국이 20일부터 진단검사 대상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선별진료소로 몰리는 인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의료 인력이나 진단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의료진이 대상자를 상대로 코로나 진단검사를 하려면, 장갑과 마스크 착용은 물론 레벨D 방호복으로 반드시 온몸을 감싸야 한다. 또 검체채취를 할 때마다 전신 보호구도 매번 갈아입어야 된다. 한 명의 의심 환자를 진단하는데 2~3명의 인력이 필요하며, 의료인들이 착용한 보호 장치들은 검사 이후 곧바로 폐기물로 버려진다. 재사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울산지역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병원에는 방호복 여유분이 4~5일치 밖에 되지 않는다.

병원 관계자는 “진단키트 보급 이후 하루 10명 안팎의 환자가 다녀간다. 방호복과 마스크는 오늘 쓰고 나면 내일 물량은 보장할 수 없을 만큼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한달치 예비 물량을 확보해 놓는데 5일치 물량 확보도 쉽지 않다. 발주를 넣어도 4~5일치만 가져다 준다”며 “정부는 선별진료소 등에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구를 우선 지원해 일선 의료기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 신종코로나 확진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20일 울산 중구 동강병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방문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병원측의 방호복 지원요구가 이어지자, 울산지역 각 구·군 보건소는 방호복 일부 지원에 나섰다. 그런데 이마저도 온전치 못한 방호복을 지급받아 지역병원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지역 병원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방호복 두 박스를 받았다. 그런데 5년 전 메르스 때 사용하고 남은 방호복이었다.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 모두 폐기했다”고 말했다.

울산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도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선별진료소 현황을 다시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중국을 다녀왔거나 기존 환자와 접촉했더라도 증상 있는 사람 중심으로 코로나 진단 검사를 해 왔다. 하지만 20일부터는 확진자와 접촉한 뒤 증상이 없더라도, 또 최근 외국을 다녀오지 않았더라도 일단 감염이 의심되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폐렴 입원 환자도 모두 검사를 받게 된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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