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신천지방문 뒤늦게 파악

동선도 수차례 변경해 혼란 가중

택시 2대는 여전히 오리무중

질본, 인력난에 역학조사 어려워

울산시에 자체조사 추후 지시

▲ 송철호 울산시장이 22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지역 신종코로나 확진환자 발생과 관련해 대응조치와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울산시 대응력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 확진자의 신천지 울산교회 예배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 공개 또한 늦어졌다. 확진자 동선은 여전히 오락가락이며, 신속성이 생명인 추적 및 역학조사에도 구멍이 뚫렸다.

◇확진자, 233명 울산신천지 예배 뒤늦게 공개

울산시는 23일 오전 10시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차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지난 2월16일 울산의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발표했다. 총 234명이 참여한 대규모 종교행사였다. 보건당국은 지난 22일 오후 2시 이후에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송철호 시장이 주재한 1차 브리핑에서는 내용이 빠졌다. 신천지가 코로나 사태의 핵이라는 점에서 울산시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예배 참석자 명단도 23일 오후 3시30분이 넘어서야 확보했다. 17곳의 복음방도 이때 공개됐다.(표) 확진자가 1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지, 30시간이 지나서다.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추가 확진자를 일으킬 요인으로 보는 시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 게다가 시가 최초 작성한 확진자의 이동 동선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세부적인 이동경로를 비공개 하면서 시민안전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정부-울산시-기초단체-보건소의 미흡한 공조체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택시 추적 난항…택시 2대 울산 무방비로 돌아다녀

택시 추적도 난항이다. 확진자가 탄 택시는 총 4대지만 2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첫번째 미확인 택시는 2월10일 오전 11시10분께 울산닥터리연합내과(중구 우정동)에서 태화로터리로 확진자를 태웠다. 확진자의 감염력이 가장 활성화된 시기로 의료진은 분석했다. 또 다른 택시는 2월16일 오후 5시30분께 신천지 울산교회에서(무거동)에서 신복로터리로 확진자를 옮겼다. 매뉴얼에 따라 울산시는 2명의 택시기사와 기사 가족들의 증상을 체크하고, 2주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해야 한다. 택시도 소독해야 한다. 23일 오전 10시 기준, 첫번째 택시는 13일동안, 두번째 택시는 7일간 무방비로 울산을 돌아다녔다. 시는 역추적하고 있지만 확진자가 현금으로 택시비를 결제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확진자가 탄 리무진 버스의 승객 추적도 수정끝에 겨우 완성됐다. 확진자는 2월15일과 2월21일 2차례 KTX울산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리무진을 탔다. 21일자 리무진인 5002번은 지난 22일 추적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15일자였다. 울산시는 당초 5004번 버스로 파악했다가 23일 2차 브리핑에서 5005번으로 수정했다. 시는 4시간30분뒤 다시 5002번으로 재차 수정했다. 시는 확진자의 진술 오류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뒤늦게 동승자가 10명임을 확인하고, 인적사항 파악에 들어간 상태다. 또 확진자가 2차례 이용한 대구행 시외버스도 확인이 늦어지고 있다. 확진자는 2월10일 오전 11시40분께(추정)와 2월17일 오전 11시40분(추정)께 태화로터리에서 각 대구행 버스를 또 탔다. 시외버스를 특정하지 못해 동승자 추적은 시작도 못했다. 확진자가 탑승한 2월15일 SRT 탑승자 또한 불명확한 상태다. 확진자는 부산서 출발해 그날 오후 9시10분에 울산역에 하차했다.

◇정부의 역학조사 매뉴얼 미흡도 한몫

이처럼 시의 추적과 역학조사가 늦어진 배경에는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매뉴얼도 한몫했다.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8~10명으로 구성된 역학조사팀을 울산에 보내야 했다. 울산시에도 역학조사팀이 있지만, 원칙적으로 질본의 중앙역학조사팀을 지원하는 역할만 하게 돼 있다. 송철호 시장은 2월22일 1차 브리핑에서 “중앙역학조사반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잘못 손을 대면 흐트러질 수 있어, 중앙의 통제를 받아야 하다”고 했다. 그러나 질본은 뒤늦게 인력난이 심해 울산 파견이 불가능하니, 자체 역학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2월22일 오후 늦게 이뤄진 조치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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