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원 행사, 전국 축제로 만들려면
주차·먹거리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친절 첫걸음 ‘스마일 운동’ 전개해야

▲ 김형석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울산기상지청승격 범시민추진위원회 회장

태화강은 선사시대로부터 굽이굽이 돌아 우리 품으로 돌아온 천혜의 자연 보물이다. 반구대의 고래잡이 그림으로부터, 가지산 쌀바위 전설이 스며들고, 아름다운 고찰 석남사를 거쳐, 선바위에 홀로선 장군의 기개와, 십리대밭 백로의 우아한 날갯짓에, 태화루 선비의 도포자락에 시 한편 펼쳐다가, 염포산 자락을 휘감아 장생포에서 올라온 고래들의 힘찬 유영까지 한줄기에 담아낸 태화강. 이제부터 꽃씨 심고 연지곤지 단장하고 예쁘게 차려 입힌다면 새 울산 도약의 맛과 멋을 내는 좋은 재료가 될 것이다.

국가정원 지정 전까지도 태화강 대공원에서는 5월의 봄꽃대향연, 8월의 대숲납량축제, 국제설치미술제 등 여러 행사들이 있어왔다. 그러나 이제 국가정원인 만큼 울산시민만의 축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알찬 구성으로 외연을 넓혀야 할 때다. 울산시도 시민공모전을 비롯하여 다양한 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큰 고민거리는 주차난과 먹거리다.

사람을 머물게 하려면 주차와 먹거리는 필연적 숙제이다. 대형 주차장 건립과 함께 먹거리 타운의 도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고 전기자전거나 트램, 혹은 무빙워크를 이용하여 편안한 이동을 제공하는 것도 연구해볼만하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손님은 저절로 찾아온다. 그러나 재방문을 유도하려면 음식만으로는 부족하다. 푸짐한 식자재와 울산 특유의 인심 또한 풀어 던져야 한다.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그 완성은 친절이다. 친절은 스마일(웃음)에서 이뤄진다. 예부터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 했다. 스마일 운동, 다시 찾는 울산을 위한 가장 쉽고도 빠른 전략이다.

웃음은 개인에게는 신체, 심리, 정신, 문화적인 역기능을 치료하고, 사회적으로는 사회집단 병리현상을 완화시킨다. 가족에게는 행복을 주고, 학교에서는 집중력과 결속력을 강화한다. 기업의 Fun경영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직원들의 사기를 15% 올리면 생산성은 40%가 향상된다고 한다.

문제는 실천이다. 공동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택시기사와 손님은 차 안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면 하루가 즐거워진다.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 등에서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가벼운 목례를, 골목에서 마주친 운전자들은 양보와 함께 손 인사를 나누는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웃음을 동반한 인사를 나눌 기회는 부지기수이다.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곳이 태화강국가정원 앞 식당과 카페거리다. 서울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울산지역 식당들이 불친절하다고 한단다. 음식맛도 중요하지만 웃음으로 시작하는 접객서비스가 울산의 좋은 이미지를 만든다. 울산을 방문하는 외지인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버스터미널, 기차역, 항만 등에서 이러한 스마일 운동을 실천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울산시가 대대적으로 스마일 운동을 전개해야 할 때다. 국가정원 지정을 관광도시 울산의 시작점으로 삼으려면 말이다. 예를 들자면, 국가정원 곳곳에 스마일 운동 캠페인을 알릴 수 있는 광고판을 설치하고 울산큰애기의 웃음캐릭터, 피에로의 팬터마임, 개그맨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의 공개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아울러 태화강국가정원에서 거행되는 행사에 ‘스마일 울산’을 안내하는 실천 강령을 식순에 포함하고 시민대표의 선서도 함께 하는 방법 또한 있을 것이다.

‘스마일 울산’을 예견한 듯 울산시의 로고도 대문자 U자 문양이다. 마치 웃음 가득한 입꼬리를 연상시킨다.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를 빌리면 ‘울산시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싶다. 시민단체와 행정이 하나 되어 태화강국가정원을 ‘스마일 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 이곳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은 하이파이브 혹은, 손하트로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처음에는 서먹하거나 어색하더라도 하루, 또 하루, 한 사람, 두 사람 실천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태화강국가정원의 성공적 스마일운동을 발판으로 간절곶 해맞이공원으로, 대왕암공원으로 2, 3차 확대해나가다 보면 결국 ‘스마일 울산’이 되는 것이다. 울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2020년을 스마일 운동의 원년으로 삼았으면 한다.

김형석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울산기상지청승격 범시민추진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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