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품귀현상 겪은 대만
약국으로 판매창구 일원화
건강보험카드 제시 의무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한국에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중국에서는 한국산 마스크를 비교적 손쉽게 살 수 있는 상황이다.

25일 타오바오와 티몰 등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확인해 본 결과, 한국산 마스크가 활발하게 팔리고 있다.

‘한국 마스크’ ‘KF94’ 같은 키워드를 넣으면 포장지에 한글이 적힌 한국산 마스크를 사는 것이 어렵지 않다. 판매 제품은 어린이용과 성인용, 공업용 방진 마스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이다.

판매 가격은 대체로 KF94 마스크 5개 묶음에 150위안(약 2만5000원)가량이다. 최근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 전 한국에서 통상 KF94 마스크 한 개가 2500~3000원에 팔린 점을 생각하면 중국에서 배 가격에 팔리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KF94 마스크가 주요 전자상거래 사이트 외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웨이신(위챗)을 이용해서도 빈번하게 거래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에서 팔리는 한국 마스크 중 상당량은 ‘다이거우’로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한국에서 사 항공편 또는 우편으로 중국에 보낸 것이다.

중국에서도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많은 중국인이 비싼 가격에도 실제로 한국산 마스크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시나닷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한국 마스크 사진을 올리면서 “한국어로 설명이 돼 있어 사용법을 설명해 달라” “정품이 맞나” 같은 문의를 올린 글들이 많다.

중국 인터넷에서 팔리는 한국산 마스크는 대체로 한국이 중국보다 신종코로나 확산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았을 때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구를 중심으로 한국의 신종코로나 확산 상황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마스크의 효과적인 유통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상 상황을 맞아 한국이 대만의 마스크 유통 관리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본토와 경제·인적 교류가 많은 대만에서도 신종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대만에서도 마찬가지로 마스크의 대량 중국 반출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자 대만 정부는 편의점 등 일반 가게에서 마스크가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고 건강보험 시스템이 적용되는 약국으로만 판매 창구를 일원화했다.

이후 대만에서는 마스크 구매 때 집적회로(IC)칩이 삽입된 건강보험카드 제시를 의무화하면서 1인당 판매량을 제한했다. 상하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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