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수소산업 육성에 최적의 생태계

위기의 제조업 돌파구 수소경제서 찾아

수소산업의 날, 정책의 밑거름 되길 기대

▲ 조미정 울산발전연구원 박사 공공투자센터
글로벌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각광받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태양열, 풍력 등 여타 재생에너지에 비해 대규모 저장 및 운송 등 안정적인 에너지수급이 가능함에 따라 대체에너지로 급부상한 것이다.

수소경제는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산업구조를 말한다.

먼저, 수소생산에 있어서 크게 3가지 방식이 있다. 천연가스 개질 방식은 천연가스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나 수소와 함께 이산화탄소를 생산한다는 단점이 있다. 수전해 방식은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화석연료를 이용한 전기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성이 낮은 편이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 등에서 부산물로 얻는 것이며 이로 인해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는 공정이 쉽고 경제적이라는 점 때문에 부생수소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지만 향후 수소모빌리티 확대와 수소도시 구축 시 수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향후 호주 및 러시아 등을 통한 액화수소 수입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수소생산 및 저장기술개발을 통해 비용저감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해 1월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서는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보급, 수소충전소 1200기 설치, 발전용 연료전지 15GW 수출 및 보급을 목표로 설정했다. 2019년 말 기준 전국적으로 수소차는 5106대가 보급되었으나, 수소충전소는 34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수소차 충전소 확충이 수소차 보급 확산의 과제이다. 정부는 향후 2022년까지 전국 어디에서나 30분 안에 충전소에 도착할 수 있도록 확충할 계획이다.

2040년 정부 목표인 620만대 수소차 보급을 위해서는 연간 96.7만톤의 수소가 요구된다. 국내 수소생산량 164만톤의 24%수준인 40만톤 정도가 부생수소인 실정이므로 수소차 연료 공급만으로도 부생수소가 부족하게 될 것이다. 즉, 정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수소생산의 다양화를 위해 기술개발비 투자가 선제적으로 필요하다.

울산은 조선·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의 위기가 도래하면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 및 고도화 방안으로 수소경제를 내세우고 있다. 울산은 석유화학산업단지로 인해 석유화학 공정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자동차·조선해양·석유화학산업이 집적되어 있어 수소산업 전후방 산업이 밀집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아 수소산업 육성에 있어 최적의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다.

또한 울산시는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지난 11월, 울산은 ‘수소 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됐다. 규제자유특구는 규제 없이 혁신기술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해당 사업을 통해 수소동력 물류 운반기계, 수소연료전지 소형선박, 이동식 수소충전소, 대용량 수소 이송차량 등에 대한 실증사업 추진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12월 ‘수소시범도시’선정으로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도심 내 건물과 충전소에 배관망 연결을 통해 수소를 이송·공급할 예정이다. 그리고 ‘수소 융복합단지 실증사업’선정과 ‘울산경제자유구역’예비지정을 받았는데 이들 사업을 통해 울산 수소산업의 혁신생태계 조성과 투자유치 활성화 등을 이룰 수 있어 울산이 계획하는 수소산업 육성이 조기에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과학기술원에서 개최한 ‘2030 울산 세계 최고 수소도시 비전 선포식’이후 불과 1년의 시간동안 울산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울산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 및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시의적절한 대응과 일관성 있는 사업추진을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2월26일 ‘제1회 울산수소산업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잠정 연기된 상태이다. 수소산업 홍보 및 기념을 위한 행사가 연기된 만큼 행사 진행에 철저한 준비를 하여야 하며, 단순히 일회성 행사가 아닌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행사가 되길 기대해 본다. 조미정 울산발전연구원 박사 공공투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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