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30일 "노조가 진솔하게 사과표명을 한 이상 회관측이 시립무용단 해촉단원 구제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며, "해촉단원들을 오디션 등을 통해 재임용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파행사태를 빚은 데 대해 시정책임자로서 송구스럽다"고 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박 시장이 "오디션을 통해 해촉단원들에 대한 재임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아직 "해고자를 언제, 어떻게 복직하겠다"고 구체적인 내용은 없으나,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마무리 작업만 남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흐뭇한 것은 예술행정에 대한 울산시의 독단과 문예회관노조의 파행성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울산시가 원필녀씨를 새로운 안무자로 위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작된 시립무용단 사태는 그동안 예술계 안팎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예술단체의 노조결성도 충격이었지만, 안무자 해촉과 위촉과정에 누군가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겹치면서 양측은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공연발전위원회 구성을 제의하면서 정기오디션을 거부했고, 해고자가 나오자 6월과 9월에 시청과 문예회관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울산시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극한 상황이 노조측의 사과와 시측의 화답으로 급작스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고, 마침내 해촉 단원들에 대한 구제도 가능하게 됐다. 이제 박 시장의 말대로 정상적인 오디션을 통해 단원으로서의 자격을 회복하게 되면 시립무용단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간에 실추된 예술계의 명예회복이 아닌가 싶다.
지난 1년간 울산시민들은 시립무용단의 사태와 관련해 순수해야 할 예술인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일반 기업체의 노조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술계 원로들 역시 더 이상 협상이 불가할 경우 무용단을 해단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제 이 모든 불신의 앙금을 뒤로 하고 시립무용단사태가 해빙기를 맞았다. 해촉 단원이 반드시 재임용돼 시립무용단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좋은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