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시약 공급 지연에
확진검사 기준 엄격해
美 진단검사 426건 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현재까지 미국에서 확인된 확진자가 53명(WHO 집계 기준)에 불과한 것은 검사 수량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이 신종코로나 검사 3만5000건을 시행하는 동안 미국의 시험 실적은 일본에서 데려온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을 제외하고 426건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미국 보건당국의 진단시약 공급 지연과 매우 엄격한 확진시험 적용 지침 탓에 검사 실적이 이처럼 저조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신종코로나 진단검사가 가능한 곳은 10여개 지방(주·시) 보건당국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10여개 검사실의 양성 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검증을 거쳐 최종 확진 판정이 내려진다. 하버드의대 병원(브리검 여성병원)조차도 진단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48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라고 WP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성을 갖춘 의료기관은 자체적으로 진단시약을 개발해 대응하고 있지만, 이 결과를 근거로 해서는 공식적인 진단을 내릴 수 없으며 환자나 의료보험자에게 의료비를 청구할 수도 없다.

진단시약 공급 지연이 길어지자 미국 공중보건진단검사실협회(APHL)는 의약품 인·허가 담당 기관인 식품의약청(FDA)에 자체 진단 시약 개발·적용 재량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일본과 교류가 많은 하와이 당국은 상황이 급박해지자 일본 시약이라도 수입해서 쓰게 해달라고 CDC에 요청했다.

또 의료진이 신종코로나가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해도 쉽게 검사를 의뢰할 수 없는 지침도 문제로 지적됐다. 25일 기준 미국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르면 중국에 다녀오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한 호흡기 환자만 검사 대상이다.

진단시약과 적용 지침의 한계 탓에 미국에서 확진자 보고가 실제보다 적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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