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희종 ITNJ 대표

우리나라 속담 중에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위키 낱말 사전의 정의를 빌리면 계속하여 어려운 일이 앞에 닥치거나 또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때 하는 말이라고 한다. 인생을 잘 표현한 속담인 것 같다. 한마디로 끝없이 밀려드는 위기라 할 수 있다.

오늘 고생을 마다함은 오늘보다 더 안락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서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안락하여지고자 고생을 하다니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고생이 끝나는 무렵 더 큰 고생이 또는 새로운 고생이 코앞에 있는 경우를 한 번씩은 다 경험해 봤으리라 생각된다. 마치 끝과 시작이 맞물려 있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말이다.

그리스 신화 중 시지푸스의 신화에 대하여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그 이름은 몰라도 내용은 다 알만한 내용이다. 큰 돌을 힘들게 산 정상까지 올려놓으면 그 돌은 꼭대기에서 반대 방향으로 굴러떨어지고 만다. 이 사람은 다시 내려가 그 돌을 정상으로 올려야 하는 끝없이 반복하는 영원한 형벌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서 정상이라는 꼭대기도 사실 끝과 시작이 맞물려 있다.

그럼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고생 뒤에 고생이 있는데 왜 고생을 해야 하는지. 왜 우리는 의미 없이 반복될 부조리한 삶을 죽을힘을 다해 살아야 하는지. 그냥 안주하면 되지 않는가. 알베르 까뮈의 ‘시지프 신화’ 에세이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기업을 운영함에도 이러한 상황은 항상 있다. 이번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극한도전은 곧 새로운 어려움을 맞이하는 시작에 불과하다. 그 반대의 경우로 사업이 안정기에 들 때도 있다. 이만하면 괜찮겠지라는 안주함은 결국 도태됨으로 또 다른 어려움을 불러오는 시작에 불과하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 앞에 도전과 적당히 안주하는 사이에서 서 있다. 끝없는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 설령 실패라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할지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료함보다 나는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도전하는 이 무모함은 고생을 덜기 위함이나 안락하기 위함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큰 혼란과 어려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위기는 전무후무 한 위기같이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그 크기가 크고 작을 뿐 항상 있었던 위기에 불과하다. 위기(危機)라 함은, 위험(危險)+기회(機會)의 합성어인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심플하게 위험이라는 품사를 때고 보면 그냥 기회인 것뿐이다.

널려 있는 기회에 우리는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한다. 때론 무모할지라도 말이다. 그것이 살아 있는 것이고, 알베르 까뮈가 말하는 자신의 운명보다 우월하다고 하는 가치 있는 삶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오늘 위기에 맞서 실패함보다 도전하지 않는 만족함이 더 두렵다. 양희종 ITNJ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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