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채용 4월 이후 연기
29일 정기 토익시험은 취소
공무원 선발도 처음 미뤄져

#. 불과 10여일전 대학교를 졸업한 A(여·25·울산)씨는 내달 예정됐었던 공기업 채용시험이 기약 없이 연기돼 울상이다. 3일 후 예정됐던 토익시험도 연기됐고 상반기 채용일정을 잡아놨던 국내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확산으로 줄줄이 연기하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이 아예 물건너 가는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신종코로나도 무섭지만 채용을 아예 하지 않는 것도 무섭다”면서 “이제껏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는데, 당분간 폐쇄돼 갈 곳도 없고 그렇다고 카페를 가자니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 토익 스터디를 하며 스펙을 쌓으려던 B(27)씨도 오는 29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토익 정기시험 취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B씨는 “공채에 응시하려면 토익 점수가 필수라 꼭 필요한데 시험이 기약 없이 미뤄져서 얼마나 더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위기경보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된 가운데 기업들의 채용시장마저 얼어붙으며 취업준비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채용면접과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예정됐던 공무원 시험도 신종코로나로 인해 연기됐다.

현대자동차는 신입사원 합동교육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지난 24일 계획했던 신입사원 각 채용부문 직무별 면접 전형을 잠정 연기했다. LG그룹도 신입사원 공채일정을 우선 4월 이후로 연기했고 SK와 GS그룹 등 대기업들이 계열사별 채용일정을 연기·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대기업들이 3월 초 원서 접수를 앞두고 2월 중순을 전후해 채용일정이 미리 공개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사혁신처도 오는 29일 예정됐던 5급 국가직공무원 공채시험과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시험을 4월 이후로 연기했다. 정부가 뽑는 공무원 선발 시험이 미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세홍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