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추세와 함께 이를 함께 극복하겠다는 따뜻한 이웃들이 늘고 있다. 대구에서 한 건물주가 당분간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언론이 떠들썩했다. 서울에서도 남대문시장 상가의 건물주들이 상인 2000여명을 위해 앞으로 3개월간 임대료 20% 인하하기로 하는 등 일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춰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울산에서도 신정시장상인회가 지난 24일 상인들에게 “이번 달은 임대료가 없다. 상인회원 여러분 모두 이 위기를 잘 견뎌내시기 바란다”는 공문을 보냈다. 앞서 커피숍 등 작은 건물에서도 임대료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소위 ‘착한 건물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감염증 스트레스가 만연한 가운데 그나마 이같은 선한 영향력이 사회를 훈훈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감염증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회적 기능 마비를 초래하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시설의 확충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공동체 의식’이다.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이 곧 개인의 이익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지름길이다. 정부·여당도 이른바 ‘착한 임대인’에게 깎아준 임대료의 절반은 온누리 상품권으로 보조하고, 임대료 일부를 세액공제해주거나 소득세와 법인세를 최대 20%까지 감면해주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한다. 월세를 주고 가게를 빌려 식당과 술집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애로는 말로 다할 수가 없다. 즉각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켜야 한다.

대구는 이미 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서면서 도시기능이 상실돼가고 있다. 위기 극복도 힘들지만 회복에도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울산도 장기화가 불가피해진만큼 이로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도 지금부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울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었다. 하루만에 5명이 증가했다. 지금까지 나온 울산 확진자 중 다수가 다중이용시설에서 감염됐고 또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 확진자는 점점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경우에 대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병실과 의료진 확보에도 공동체 의식이 절실하다. 울산은 공공병원이 없기 때문에 민간 병원의 시설과 인력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자발적 참여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제도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해서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 공동체 의식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울산시와 시의회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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