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세영 울산 중구의회 의원

새해가 밝고 한 달 반 남짓 지난 현재, 세계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은 단연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다. 연초 대비 상승률이 112%라고 한다. 미국 CNN이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라고 논평을 낼 정도니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셈이다. 이제 미국인들은 기존 명차들 대신 앞 다퉈 테슬라를 사고 투자자들은 아마존, 애플이 아닌 테슬라 주식을 매입한다니 주가 폭등은 어쩌면 예견된 수순일 것이다. 마치 노키아나 모토로라가 지배하던 폰 시장에 애플이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거대한 물줄기 자체를 바꾸는 모양새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자동차 업체를 합친 것보다도 크게 됐다.

사실 전기차 자체를 테슬라가 처음 만든 것은 아니다. 전기차는 훨씬 이전에 개발되고 한때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거대한 배터리의 문제, 긴 충전시간의 번거로움으로 상업성이 떨어지면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데다 자율주행 기능까지 탑재한 테슬라는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기존 모든 차 vs 테슬라’로 만들어 버렸다. 어쩌면 우리는 내연기관차를 타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는 말이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스티브 잡스의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대변혁이 자동차에서 일론 머스크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처럼 많은 부품이 필요가 없다. 차체와 배터리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복잡하고 정교한 기계 부품들의 결합체에서 바퀴 달린 전자제품으로의 변신이라는 말이 큰 과장은 아니다.

소니가 CES 2020에서 전기차인 ‘비전S’를 선보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전엔 엄두도 못 낼 일이었지만 유수의 전자회사들이 기존 완성차 제조사들을 제치고 언제든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부품이 확 줄어들고, 제작과정이 단순하다 보니 기존의 많은 인력은 필요 없게 된다.

세계 자동차의 명가들이 즐비한 독일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자동차 산업 인력 구조조정이 준비 중이란다. 갈수록 엄격해지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및 테슬라가 쏘아 올린 전기차와 자율주행이 결합한 미래차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과감히 전기차 회사로 변모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우리 현대자동차도 예외일 수 없다. 벌써 전문가들은 현대차에 지금 인력의 40%는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미래차로의 과감한 전환 없이는 생존불가라는 어쩌면 당연한 보고서를 내고 있다.

며칠 전 정말 오랜만에 동구를 방문한 적이 있다. 내 기억 속 예전 활황 때의 모습과 이후 밀어닥친 조선업계의 일련의 일들로 많은 인구가 빠지고, 상권이 몰락하고, 도시가 기울어 가는 현재의 모습을 목도하면서 우리 울산에 다가올 또 다른 시련의 엄청난 파도를 생각하니 그나마 동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북적이는 현재 다른 구·군의 모습도 불안감이 엄습한다.

2015년 정점을 찍었던 울산시의 인구가 감소를 거듭하다 현재 115만 아래로 떨어졌다. 아무리 울산 앞에 관광이니 문화니 갖다 붙여봐야 울산은 한국의 산업화와 함께 성장한 산업도시이다. 지역산업이 흔들리면 이미 우리가 똑똑히 보았듯이 많은 젊은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울산을 떠난다. 이제 100만 아래로 떨어지면 수도권의 거대도시들이 아우성일 텐데, 어쩌면 우리는 ‘광역시’를 내놓아야 될지 모를 일이다. 제조업이 전무하던 우리나라에 울산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으로 전국 최고의 번영을 누렸다. 그렇다면 시 전체가 새로운 각오로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우리 울산이 선도할 비전을 제시하고 그 계획과 준비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좋지 못한 일들로 전국 뉴스를 도배하고 그로인해 무언가 큰 방향성을 잃고 동력마저 꺼져가는 듯 한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노세영 울산 중구의회 의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