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 경기 최악으로 치달아
울산시의 지역업체에 대한 배려 절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란 칭송 받게되길

▲ 이상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울산지회장

수의계약이란 경쟁 없이 임의로 적당한 상대자를 선정하여 체결하는 계약이다. 국가나 지방 자치단체는 모든 계약을 경쟁계약(競箏契葯)으로 취하는 것이 원칙인데 수의계약은 그 원칙에 예외가 된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 제1항 제5호는 추정계약 20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인 계약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울산지회 회원이 타 지역으로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며 지회 이전을 신청해 왔다. 이유는 울산에 본사를 두고 일을 해왔으나 울산시나 울산주재 공공기업에서 수의계약부터 입찰까지 다른 지역에 비해 울산지역 업체에 대한 배려가 없어 굳이 울산에서 사업을 할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굳이 울산에서 사업을 할 의미가 없다는 것은 울산시나 공공기업이 수의계약이든 입찰이든 지역제한을 두고 있는 울산업체들을 위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 된다. 이런 말을 들은 나는 회사를 옮기기 보다는 영업소를 내고 울산에 남아 있기를 부탁했다.

중소기업이 울산을 떠난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울산시는 아마 작은 업체 하나 떠나는 것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업체 하나에서 시작해 탈울산을 시도하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생기면 울산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탈울산 기업들을 막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울산 업체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으로 입찰 또는 수의계약에서 울산업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가까운 부산시만 해도 일찍부터 지역 업체를 위해 공직자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거래했던 기업이 수출기업이라 직원들의 해외출장, 항공권 발권 수요가 제법 많았다. 우리 회사 입장에선 중요한 고객이었는데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게 되었다. 부산으로 본사 이전 후 얼마 있지 않아 대표이사가 그동안 직원들의 해외출장 업무를 편하게 잘 해 줬는데 본사가 부산에 있는 여행사로 업체를 바꿔야 할 상황이라며 미안해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회사를 따라 우리 회사가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면 되고, 아님 출장업무를 잘 할 수 있는 부산업체의 소개를 부탁했다. 그동안 문제없이 일을 잘해 왔는데 울산이랑 부산은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고 부산 여행사들 중에서도 울산 기업체들과 계약을 잘 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무슨 이유로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여행사와 일을 하려고 하는지가 궁금했다.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회사를 부산으로 이전한 직후 부산시장이 직접 회사까지 찾아와 앞으론 부산의 발전을 위해 해외출장 업무부터 작은 것 하나라도 부산에 본사가 있는 업체를 도와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고 갔다고 했다. 섭섭하면서 한편으론 부러웠다.

그래도 그동안 함께 일한 정도 생각해야지 회사를 옮겼다고 바로 업체를 변경해야하는지 원망스러우면서도 부산시장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산의 발전이 작은 업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면서 작은 업체 하나도 놓치지 않고 챙기는 마음이 부러웠다.

코로나19로 울산경기가 최악이다. 이젠 우리도 작은 일부터 함께하는 마음으로 울산경제를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울산여성기업지원센터가 엘리베이터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6000만원 이상 금액이라 입찰로 공사를 해야 한다. 본회에 계약조건을 올릴 때 울산지역이 현재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울산지역 경기활성화를 위해 울산업체가 공사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무리 우리가 오라고 손짓해도 이익이 없으면 떠나는 게 기업이다.

‘울산에서 기업하기 잘 했어’ 하는 마음이 업체마다 생길 수 있도록 공직이나 공기업에서 일하는 많은 수의계약과 입찰 담당자들이 귀찮더라도 울산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울산지역제한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혼자 꾸는 꿈은 꿈에 그치지만 함께 꾸는 꿈은 실현이 될 수 있다. 울산이 기업하기 가장 좋은 도시라는 칭송을 받는 도시가 되길 기원한다. 이상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울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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