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기룡 울산대 법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홍수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저수지를 관리하는 사람은 둑을 보강하고 관리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비가 예상 외로 많이 와서 둑이 터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난리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피시키거나 피해자를 구제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는데 어떻하란 말이냐. 비오는 날 피하지 않고 왜 거기 있었나’ ‘하필 왜 하류에 단체로 캠핑을 했느냐’고 다그치며 모든 걸 남 탓으로 돌린다.

지난 25일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중국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그러자 ‘왜 격리를 하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하루에 2000명이나 오는데 어떻게 다 격리하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날 어느 정치인이 ‘지난 2월13일 대통령은 경제계 간담회에서 코로나19는 곧 종식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 국민의 방심을 불러왔다’고 주장하니, 정부는 ‘대통령이 말할 때는 31번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이었다. 신천지 교인들이 아니었다면 이런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리 없다’라고 설명했다.

신천지 교인이 국가를 위태롭게 하려고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의미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다. 종교를 떠나 신천지 대구집회에 참석한 신자들 중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 집회에 참석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에는 ‘그래도 했다’ 또는 ‘아니 참석할 리가 없다’ 등 크게 이 두가지로 압축될 것이다. 그 어떤 대답이라도 정부의 방역망이 뚫린 것이고, 이런 상황을 예측 못한 최고 당국자는 무능한 사람인 것이다. 어느 정치인이 ‘정부는 신천지에게 책임을 전가하려한다’고 하자 다른 정치인은 ‘신천지를 두둔하느냐’고 다그친다.

코로나 19사태를 정부와 여당은 2가지 문제에 집중하는 듯하다. 하나는 금년 상반기에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이고, 두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2월13일 코로나19가 곧 종식할 것이란 발언이다.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는 중국을 적반하장이라 한다. 그들 잘못인가. 우리 여행객을 가두고 문을 걸어 잠그고 못나가게 하는 베트남, 신혼여행객을 발도 들여 놓지 못하게 하는 나라들을 한국은 욕하고 원망한다. 그들이 잘못한 것일까. 자국민을 보호하는데는 국가적 체면이고 염치도 살피지 않는 그들이 잘못일까?

코로나19가 대구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전파한 책임을 슈퍼 전파자 신천지 교인들에게 있다고 치자. 그래도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발병했다는 사실은 바꿀 수 없다. 중국 우환에서 코로나19가 자기 혼자 바람을 타고 신천지 대구교회에 찾아와 퍼뜨리지 않은 한에서는 중국에서 누군가가 옮겨왔거나 신천지 교인이 중국에 가서 옮겨 왔을 것이다. 옮겨온 감염자가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그 감염자를 정부는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중국에 다녀온 신천지 교인 중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교인은 없으며, 중국에 다녀온 신천지 교인 중 코로나19와 관련된 교인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중국에서 온 감염자를 찾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은폐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본인의 강력한 부정에도 불구하고 31번 확진자를 슈퍼 전파자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 근거도 없이 신천지 대구 교회 참석자 최초의 확진자라는 이유로 말이다.

중국 우환에서 온 감염자는 있어도 전파자는 없다는 것이다. 유시민이라는 사람은 대구시장이 코로나19를 방치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를, 문재인 정부를 골탕 먹이기 위해서 고의로 확산시킨다고 떠들고 있다. 저질적이고 비열하고 천박한 간신배들이 우리나라를 희한하게 위선적인 나라로 몰아가고 있다. 오직 대통령이 한마디 한 말을 지키기 위해서 박수부대를 자처하며 지키고 있다. 코로나19에서 대통령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 바이러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 말이다. 주기룡 울산대 법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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