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영 울산대 교수·색채학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이 제한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만 보낸 게 벌써 2주가 지났다. 사회적 교류가 단절되고, 실내생활이 증가하면서 심리적 불안과 신체적 위축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적절한 운동과 긍정적 생각 등을 통해 우리 몸 안에 내재된 면역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여기에 더하여 색채가 지닌 치유의 힘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고대로부터 색은 중요한 치유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고대인들은 질병이 자연으로부터 발생하는 액운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동시에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보석(돌)들이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특별한 효험이 있다고 믿었다. 색을 지닌 보석들을 신체의 다양한 부분에 착용을 하거나 집안 중앙의 기둥이나 병자의 침대에 매달아서 병마를 물리치려고 했다.

그들은 갈색의 마노는 열병, 월경불순, 간질에, 노란색의 호박은 장기, 통증, 종기, 궤양에, 보라색의 자수정은 통풍, 골절, 타박상과 같은 뼈와 관련된 병에 좋으며, 초록의 에메랄드와 오팔은 눈에, 녹색의 비취는 분만에 도움을 주며, 푸른색의 사파이어는 전염병에 효능이 있다고 믿었다. 유색의 보석들이 아름다워서 몸에 지닌 것이 아니라 보석의 색이 지닌 힘이 질병을 치유하고 예방해 준다고 믿었던 것이다.

흔히 볼 수 있는 부적의 색깔도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부적에 주로 사용되는 빨간색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종교적 의식에서 사용됐는데, 이는 빨간색이 액운을 물리치는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아기의 코, 이마, 눈꺼풀에 검정 도료를 발라주고 어른들의 옷에는 흰색이나 빨간색의 천 조각을 붙여 액을 방지하고자 했고, 이스라엘에서는 ‘기적의 손’이라 불리는 파란색의 돌로 팔지를 만들어 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의 목에 빨간색 리본을 매어 주었고, 영국에서는 주황색의 옥으로 만든 반지나 부적을 가지고 다녔다.

무기력하고 우울한 실내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보석과 부적 등에 적용된 치유와 기원의 의미를 담아 푸른색과 붉은색을 집안 곳곳에 배치해보면 어떨까? 생명을 상징하는 녹색을 추가하여 실내생활의 폐쇄감과 상실감을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신선영 울산대 교수·색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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