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잎새 에다 눈썹달 이워 놓고
바람 한 술 불러들여 여백 위에 풀어 두면
먼지로 쌓인 소음을 난향 풀어 걷어 낸다

▲ 김정수 시조시인

난(蘭)잎이 완만하면서 날렵한 듯 부드러운 곡선은 한국적 미로 일컬어진다.

먹을 듬뿍 적신 붓으로 두드러지게 그린 난초, 달의 맑은 빛에 불러들인 바람, 그리고 여백에 풀어둔 향기, 한 폭의 춘난은 봄밤을 연상케 한다.

조용히 떠 있는 눈썹달도 눈썹달이지만 먼지처럼 켜켜이 쌓인 소음을 걷어내 보려는 듯, 넉넉한 여백 위로 은은히 흐르는 난초의 향.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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