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가짜 시계” 강조

통합당, 신천지 연관설에

“與, 코로나 정국 탈피 사투”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2일 기자회견 당시 손목에 차고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를 놓고 3일 정치권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일 이 총회장의 ‘박근혜 시계’가 알려지자 미래통합당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몸담았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가짜 박근혜 시계’라고 강조하며 선 긋기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진위를 더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부터 신천지와 통합당과의 연관성을 거듭 의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통합당 김진태 의원은 개인 논평을 통해 이 총회장이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것 자체가 저열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 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것을 알렸으니 여권에 보내는 나 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지난 정권에서 청와대 부속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통합당 이건용 조직팀장은 페이스북에 “정권에 불리한 코로나 정국을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는 여권 인사들의 눈물겨운 사투가 보인다”며 “온 나라가 알코올 냄새로 진동하는 데 시계 하나로 위기를 덮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같은 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신천지 교주와 중고나라 판매자가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보다 권위 있나”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트위터에 “시계는 박근혜가 ‘특별한 사람에게만 지급한 진짜’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글을 썼다가 지운 데 대해서도 “요즘은 중고나라 게시글에 신라 금관 가품이 매물이 나오면 ‘사실’로 확인하기도 하나 보다”고 했다.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이 합당해 탄생한 ‘자유공화당’의 인지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가짜 시계 소동은 신천지 교주가 박 대통령을 모욕하고 명예훼손을 함으로써 문재인 정권에 굴복하고 잘 보이려 기획한 더러운 쇼다. 이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공화당은 탄핵이 무효라며 박 대통령을 현직 대통령으로 부른다.

반면 민생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금시계, 금줄 시계를 만드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청와대 시계를 갖다가 금줄로 바꾼 것 아닌가. 이게 과시욕 아니겠느냐”라며 시계가 진품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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