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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재옥 다올하우스 대표

밀레니엄의 기대와 온갖 찬사로 시작된 새 천년. 그리고 20년의 시간이 흘러 2020년을 맞았다. 그러나 2020년의 새로운 희망을 펼치기도 전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19에 의해 우리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지금까지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해 손가락의 미세한 터치만으로도 우리가 해야 할 많은 일을 손쉽게 처리하게 됐고, 미래학자들은 더 진보된 인류의 미래를 논하며 우리의 기대를 부풀게 하지 않았던가? 이에 머지않아 달을 넘어 화성까지도 우리의 손아귀에 둘 수 있을 것이며 너도 나도 4차 산업혁명으로 덧입힌 세상을 선점하려는 욕망과 뒤쳐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하루하루 힘든 삶의 여정도 다 이겨내고 달려오지 않았던가.

그 휘황찬란했던 우리 일상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멈추어 버렸다. 어디서 시작했는지, 어떻게 몸 속으로 달라붙었는지 모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의해 우리 사회는 모든 게 마비된 채 더 꼭꼭 문을 걸어 잠그고 하루하루 불안에 떨고 있다.

4일 오전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총 5328명으로 늘어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전날(3일) 0시에 비해 516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루 1000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울산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미 23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지금도 수백명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이제 누구의 잘못인지, 누구 탓인지 따질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다. 반성은 나중에 진중하게 하도록 하자. 일상생활을 다시 돌려놓은 후에 잘 잘못을 따져 뼈저리게 책임지고 벌받고 반성하도록 하자. 지금은 모든 힘을 모을 때이다. 정부의 지침을 준수하고 의료 전문 집단이 말하는 대응 수칙(Guide Line)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자. 그리고 그 최전선에 힘겨운 싸움을 이겨내고 있는 그들을 함께 응원하자.

길거리며 건물이며 당신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움에도 누구를 탓할 자그마한 시간의 여유도 갖지 못하고 이제는 너무 커져 버린 거대한 적과 맞서 싸우고 있는 얇은 방호복에 의지해 숭고한 의무를 다하는 백의의 천사, 간호사들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는 대부분 집에서 뉴스를 접하며 이 사태가 빨리 끝나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그 조차의 여력도 없이 매초 매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는 백의의 천사들을 돌아보고 함께 응원해야 한다. 그들에게도 소중한 가족이 있을 것이고 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터보다 더 고통스러운 방역의 전선에서, 병동에서, 병상에서 생명을 지키려 피보다 더 진한 땀을 흘리고 있다.

모두 그들의 고군분투에 함께 기도하며 함께 싸워내자. 위급함과 위중함으로 가득 찬 신종코로나 확산의 기세를 잡아낼 수 있도록 진정한 감사의 기운을 모아 응원하자.

우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자. 언제나 세상의 아픈 곳에서 노고를 다 해주었던 백의의 천사들, 혼신의 힘을 다하여 세상의 아픔을 치유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동분서주하는 당신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지금 이 시간 편안한 잠 못 이루며 생명을 아끼고 평화로운 삶의 복귀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모든 의로운 대한민국의 간호사와 의사들에게 다시 한번 두 손 모아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당신들이 있어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다. 조그만 우리 아이 손을 꼭 잡으며 걱정하지 말고 잠들라고 속삭일 수 있다.

“힘내세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엄재옥 다올하우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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