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드는가 했더니 한가족이 모두 확진자로 드러나면서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었다. 3일 오후 1시 56세 주부가 확진된 뒤 곧바로 자가격리된 58세 현대건설기계 근로자인 남편이 확진됐다. 이어 4일 결혼해 따로 사는 30대 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1~23번이 한가족인 것이다. 먼저 확진을 받은 주부(21번)는 지난달 15일부터 21일 사이 대구에 사는 친정어머니와 언니 등 2명이 울산집을 방문,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언니는 지난달 27일, 친정어머니는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온 게 1월20일이다. 신천지교회 신도인 슈퍼전파자 31번 확진자는 2월18일 드러났다. 울산의 21번 확진자가 친정어머니와 접촉했을 2월15~21일은 신천지교회를 막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21번 확진자와 그 가족들이 코로나19의 강력한 전염성을 인식하고 재빨리 검사를 받고 격리했더라면 남편(22번)과 딸(23번)은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며 이들 3명이 지난 18일여동안 지역사회에 전파를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특히 22번과 23번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여파가 심각하다. 22번이 근무했던 현대건설기계 울산공장은 폐쇄되고 직원 1000여명은 4일 하루 재택근무를 했다. 이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직원 40여명은 자가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23번은 지금까지 드러난 동선도 복잡한데다 학원강사라는 점에서 수퍼전파자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의 정확한 동선 확인과 접촉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급해졌다. 울산지역은 신천지교회 신도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재빨리 마무리하고 음압병실도 충분히 마련해놓았으나 다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정부도 마치 마스크만 있으면 전염이 되지 않는양 ‘마스크 대란’을 부채질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의 강력한 전염성에 대한 국민들의 재인식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실질적으로 초기에 감염여부를 자각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도입도 필요하다. 최소한 공공장소는 물론이고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쉽게 발열 체크를 할 수 있도록 체온검사기를 지원해서 열이 있으면 곧바로 선별검사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전 국민이 ‘예비 감염자’가 되어 언제까지 마스크 하나에 의존하면서 모임도, 행사도 못하고 ‘집콕’으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로인해 망가지는 경제를 언제까지나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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