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장관 국회법사위 출석
통합당 의원들과 신경전
“민주당 엑스맨” 등 비난
秋 “듣기 민망” 받아쳐

▲ 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사위(위원장 여상규)는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병한 신천지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놓고 미래통합당 의원들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제1야당 통합당 의원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5선 의원인 추 장관을 겨냥, “민주당 ‘엑스(X)맨’이냐” “여왕이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추 장관은 이들에 맞서 “듣기 민망하다”고 쏘아붙이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흘렀다.

발화점은 추 장관의 ‘신천지 압수수색 지시’였다. 그는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역학조사 방해·거부 등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압수수색을 다 알리고 하나. ‘자, 압수수색합니다’이러면 신천지가 명단 치워버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졌다. 장 의원은 또 추 장관 취임 이후 논란이 된 검찰 인사, 수사·기소 분리, 공소장 공개 거부 등을 열거한 뒤 “검찰총장이 내 명을 거역했다”고 한 추 장관의 발언을 거론하며 “여왕이시냐”고 되물었다.

그는 “세간에서 ‘추미애는 민주당 엑스맨’이라고 한다”며 “오만한 모습으로 문재인 정권 지지율 하락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라고도 몰아세웠다.

장 의원은 이어 법무부가 추 장관의 ‘검찰 개혁’ 등을 홍보하려 제작한 영상물을 회의장에서 재생해 보이면서 “아이고, 민망해라. 이게 뭐 하는 짓이냐” “법무부냐 아첨부냐” “추미애 대권후보 만들기냐” 등으로 꼬집었다.

장 의원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추 장관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발언 도중 끼어들며 “듣기 민망하다. 그만하시죠”라고 톤을 높였다.

추 장관은 법무부 영상물에 대해서도 “영상의 취지를 잘라서 편집하고, 왜곡하고, 가짜뉴스 퍼뜨리는 것 아닌가”라고 격앙된 어조로 발끈했다.

자신의 압수수색 지시에 대해 장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 나댈 문제가 아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왜 나대느냐’ 하는 표현은 (법사)위원장님이 제지해달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추 장관은 듣기 거북한 질문이 나오면 다른 곳을 보거나 질문하는 의원을 응시만 한 채 답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팔짱을 낀 채 통합당 오신환 의원의 질문을 듣는가 하면, 민생당 박지원 의원의 발언 순서에선 다른 생각을 한 듯 질문을 듣지 못해 박 의원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추 장관은 “취임한 지 며칠 됐냐”는 장 의원의 질문에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되묻는가 하면, “(압수수색) 지시가 안 먹히는 법무부 장관, 영이 서겠냐”는 오 의원의 지적에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비꼬듯 응수했다.

그러자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질의 취지에 맞춰 짧고 간단하게 답변하라” “좀 언짢은 내용이 있어도 그렇게 반응 말라” “답변을 요구하면 답변을 해라” “토론하러 나온 게 아니다” 등 추 장관에게 여러 차례 주의를 줬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자기 구제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도 적절치는 않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일이 커진다.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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