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황사·미세먼지로 증상 발현

제때 치료 안하면 ‘알레르기 행진’

알레르기 비염은 합병증도 일으켜

회피요법 안될땐 약물로 치료해야

유발 항원 이용한 면역요법도 도움

▲ 이완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경칩(5일)이 지났다. 이른 봄꽃이 피어나 싱그러운 봄을 알린다. 그러나 봄 소식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꽃가루는 모르는 사이 우리 몸에 들어와 비염, 천식 등을 유발한다. 이완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봄철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2월 말~ 5월, 봄꽃 알레르기 기승

알레르기는 꽃가루나 진드기와 같은 항원(알레르기 유발하는 물질)이 몸에 들어왔을 때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전체 인구의 15~25%가 알레르기 증상을 겪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은 계절형과 만성형으로 나뉜다.

계절형은 주로 봄에 많이 발생한다. 봄철 대기 온도가 상승하고, 강우량이 많아지면서 식물의 성장이 촉진되는데 이 때 꽃가루 알레르기 항원을 생성하는 식물의 성장과 번식도 함께 증가되는 것이다. 2월 말 부터 5월 경의 봄에는 자작나무, 오리나무 등의 나무 종류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많고 가을에는 쑥, 돼지풀, 잔디 등의 풀 종류에서 발생하는 꽃가루가 많다.

이완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꽃가루들은 작아서 정확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고, 먼지처럼 보인다. 꽃가루가 피부에 닿아서 생기는 피부염은 주로 국화, 데이지, 야생쑥꽃, 야생국화 등에 의해 발생된다. 황사, 미세먼지 등의 대기 오염 물질도 호흡기에 직접적인 손상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을 발생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질환은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동시 다발적 혹은 순차적으로 질병이 발현될 수 있으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극심한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조기에 진단, 치료하지 않으면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염 등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축농증, 중이염, 두통 및 수면 장애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천식 환자의 경우 알레르기가 심해지면서 천식 발작이 오고 기도가 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피요법으로 조절 안되면 약물치료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항원에 알레르기를 겪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만약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환자가 꽃가루 알레르기인 것으로 착각하고 창문을 닫아두면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통풍이 안 되면서 집먼지진드기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항원을 알아보기 위한 대표적인 검사는 피부 검사다. 피부 여러 군데(약 55군데)를 얕게 찌른 후 각기 다른 여러 항원을 닿게 한다. 피부 검사는 검사 시간이 약 30분으로 짧고 검사 결과가 즉시 나온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5일 정도 걸리는 혈액 검사도 있다.

꽃가루는 비가 오면 줄었다가 맑고 바람 부는 날이면 많아지므로 이런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꼭 나가야 한다면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집 밖에서 옷을 털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세수나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원인 물질을 피하는 회피요법만으로 조절이 안 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 전문의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로 알레르기 염증의 원인인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시킬 수 있다. 또 비염 치료에 쓰이는 흡입형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면역요법도 있다. 항원을 체내에 소량씩 꾸준히 주입해 몸이 항원에 적응해 완치되도록 돕는 치료 방법이다.

이 전문의는 “꽃가루 환자의 약 80%가 면역요법으로 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가 약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아진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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