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훈 울산시 남구의회 의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는 국내외적으로 무서운 공포와 불안을 조성해 국민들의 정상적인 소비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울산의 지역경제도 더욱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악화일로의 상황 속에서도 지역경제의 위기극복을 위한 과감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착한 임대료’ 운동이다.

‘착한 임대료’ 운동이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임대료를 최대 20% 깍아 주는 것으로,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임대료 인하운동은 서울·경기·제주 등으로 빠르게 전파돼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 14일 전북 전주에서는 전주시장과 전통시장·구도심 건물주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생선언문을 발표했다. 전주시는 경기침체와 신종 코로나라는 이중고에 처한 자영업자들과 건물주들이 상생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나아가 상권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남대문시장 역시 상가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2000여명의 상인들에게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20%를 인하했다. 수원시는 조만간 상인회 대표들을 만나 임대료 인하문제를 공론화한 뒤 상인회가 상가주인과 협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으로 지역 내 22개 전통시장과 상가임대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도 임대료 인하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며 소상공인들이 입주한 시 소유건물 등 공공시설 임대료를 상반기 중 감면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민간기업과도 협약을 통해 상생 발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유사한 운동을 이미 시작한 지역도 있었다. 서울 성동구는 이 지역 임대료가 급등하자 2017년에 건물주·임차인과 상생협약을 맺어 성수1가 제2동 건물주 중 69.8%가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는 자율협약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매출이 크게 떨어진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높은 점포 임대료인 것 같다. 이제 우리 울산에서도 이러한 ‘착한 임대료’ 운동을 전개해 나갈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 울산 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주로 예산집행을 통해 지역 내의 통화량을 사실상 증가시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높은 임대료라는 자영업자들이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 울산도 자영업자와 건물주의 자율적인 협약의 중재자로서 그 역할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할 시점이다. 즉 울산도 이제는 착한 임대료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을 해야 한다고 본다.

자영업자에게는 임대료 인하를 통한 실질소득이 증가할 수 있도록 하고, 또 건물주에게는 임대가 잘 되지 않아 넘쳐나는 공실이 채워져서 안정적인 임대소득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제3의 경제주체로서의 예산집행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 경제주체에 대한 조정과 중재에도 있음을 이제라도 인식하고 신종 코로나 사태라는 경제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서 그간 해내지 못했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제는 새로운 해법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태훈 울산시 남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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