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일요 삼종기도·수요 일반 알현 영상으로 대체하는 방안 검토"

▲ 성베드로 광장서 일반알현 진행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주례 일반알현을 진행하고 있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의 영적 지도자인 교황이 거주하는 바티칸 시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

    교황청은 6일(현지시간) 바티칸 병원의 외래환자 한 명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성직자와 교황청 직원 및 그 가족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의 구체적인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환자는 지난달 26∼28일 교황청 주관으로 바티칸에서 열린 인공지능 관련 국제회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감염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교황청은 예방 조처로 병원 응급실을 제외한 외래진료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고 병원 내부를 소독할 방침이다. 기존 외래 환자는 로마 시내 병원으로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역학조사를 위해 병원에서 진료받은 외래 환자를 확인해 접촉 중이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등 회의 참가자에게도 이러한 사실이 통보됐다.

    바티칸은 경복궁보다 약간 큰 0.44㎢ 면적에 인구 450여명의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다. 교황청이 있어 세계 가톨릭의 총본산으로도 불린다.

    유럽 내 최대 바이러스 발병국인 이탈리아 수도 로마 시내에 자리 잡아 코로나19 전파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교황청 직원 대부분은 로마와 인근 라치오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바티칸 성베드로광장
(바티칸시티 로이터=연합뉴스) 바티칸시티 역내에서 6일(현지시간)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는 발표가 나온 뒤 성베드로광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바티칸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교황청에도 비상이 걸렸다.

    교황청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국무원에선 별도로 감염 의심 사례가 드러나 일부 사무실을 폐쇄하는 등 예방적 조처를 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교황청의 해외 활동 일정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멕시코 사제의 미성년자 성학대 사건과 관련해 멕시코에 조사단을 파견하려던 계획도 잠정 보류됐다고 한다.
    교황청은 프란체스코 교황의 감염 예방과 건강 관리 대책도 고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ANSA 통신은 교황청이 오는 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일요 삼종기도회와 내달 11일 수요 일반 알현 등 주요 행사에 교황의 직접 참석을 자제하고 영상 메시지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교황이 직접 신자들을 접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교황이 대규모 일반 신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일요 삼종기도회 및 수요 일반 알현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주부터 심한 감기 증세를 보인 교황은 현재까지 외부 일정을 연기 또는 취소한 채 교황청 인근 관저서 머물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한 언론은 교황이 지난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음성이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교황청은 검사 여부와 그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교황이 감기 진단을 받았으며 다른 병리적 증상은 없다고 밝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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