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코로나19 확산 사태속 독일·프랑스·스페인도 급증
중·동유럽 대부분 확진자 발생…이탈리아 북부여행 간접 제한 잇따라

▲ 마스크를 쓰고 파리 에펠탑 앞을 지나가는 시민[EPA=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유럽 대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근들어 하루 평균 1천명이 넘는 속도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가장 먼저 일어난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에서는 확진자 증가세가 누그러지는 흐름인 데 비해 유럽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슬로바키아와 세르비아에서 6일(현지시간) 첫 확진자가 나오는 등 대부분의 중유럽과 동유럽으로도 코로나19가 침투했다.

    이날 각국 보건당국 통계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유럽에서 확진자는 이탈리아가 4천636명으로 가장 많다. 사망자는 197명에 이른다.

    독일의 확진자는 578명이고 프랑스에서도 577명이 확진됐다. 스페인의 확진자도 386명이다. 인구가 865만 명에 불과한 스위스의 확진자는 214명에 달한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확진자는 각각 128명과 109명이다.

    북유럽의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는 지금까지 각각 108명, 10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일부 유럽국가의 확진자 수는 하루 100명이 넘게 증가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더구나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프랑스(9명)와 스페인(5명), 영국(2명), 스위스(1명) 등에서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동유럽의 경우 체코(18명), 에스토니아(10명), 루마니아(9명), 벨라루스(6명), 폴란드(5명), 헝가리(4명) 등에서 확진자가 나오며 사실상 유럽 대륙에서 코로나19의 안전지대는 사라졌다.

    유럽 각국은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하며 접촉자를 상대로 검사를 벌이고 자가 격리를 하고 있으나, 지역사회에서의 감염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확산이 통제되면서 추가 감염자가 줄어드는 국가는 거의 없다.
 

세리에A 축구경기장에서 관중을 상대로 한 체온 측정 [EPA=연합뉴스]

    각국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4일 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4월까지 모든 주요 스포츠 행사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다.

    영국 정부도 이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남은 시즌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를 권고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서는 이달 열리는 대형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운송 수단의 제한을 통해 감염 확산을 막으려는 시도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체코가 전날부터 이탈리아 북부와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슬로바키아는 오는 9일부터 이탈리아를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을 금지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독일 외무부는 이날 이탈리아 북부의 대표적인 스키 여행지로 코로나19가 확산한 티롤 지역으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다만, 유럽연합(EU)은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셍겐조약을 직접적으로 여행을 제한하기 위해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EU 보건 장관들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EU 내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독일의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경을 넘어가는 여행의 제한에 대해 아직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유럽 지역의 경제 전망도 점점 악화하고 있다.

    독일산업연맹은 전날 코로나19로 독일이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성이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이탈리아 경제가 올해 1,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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